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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얘기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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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23 15:58 조회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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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밀폐된 공간, 차가운 물 속에서 하염없이 구조를 기다리다 숨을 거두었을 희생자들에게 한없이 미안하다.

이 세상에는 어른들이 엮어 놓은 온갖 부조리와 거짓과 이기심과 집착의 덫에 희생된 숱한 젊은 생명들이 자꾸만 목숨을 잃어 가는데도, 언제까지나 남을 탓하고 자기는 전혀 잘못이 없다고 여기며, 그 죽음과 희생 조차도 다른 목적에 써먹으려는 철부지 어른들이 너무 많다.

이 사람들은 제 나라 젊은이들이 가져오는 빛나는 영예는 모두 자기들에게서 난 것이라 여기면서, 제 나라 젊은이들의 아픔과 죽음과 비통함은 진심으로 나누지 아니한다. 지금 제 자식 또래의 아이들이 죽음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가진 자로서 지도층으로서 내가 누리는 특권은 지극히 마땅한 것으로 여긴다.

겉으로는 이들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므로', 자기 입장에서 그 이익과 손해를 한 번 더 곱씹어 보는 어리석은 '신중함'을 드러낸다. 지금 내가 쥐고 있는 이것은 어떻게든, 필요하면 다른 이들의 더 큰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는 집착. 그 집착은 대통령부터 말단 공무원까지 그 지휘고하를 따지지 아니한다. 지휘고하를 따지지 않고 부정을 저지르고, 거짓을 일삼는다. 설령 이번 처럼 그것이 만 천하에 드러나는 경우에도 책임전가, 핑계와 유감 표명은 있을 지언정, 진심어린 '부끄러움'이 없다.

그 아침. 그 배 안에서는 절박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살리고 제 목숨을 바친 숭고한 생명들이 있었다. 비록 죽음이 이들을 엄습했지만, 그들의 삶은 값진 무엇이다. 이들 앞에서 이 비루한 철부지 어른들은 제발이지 부끄러워 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말의 부끄러움 없이 수습 과정 내내 부정과 거짓과 이기주의에 대한 이들의 집착은 계속 되는 듯하다. 이제라도 이 잘못들에 대해 진정으로 부끄러워 할 줄 모르면, 반성도 없을 터이고, 진정한 반성이 없으면 우리가 탄 배는 또 다시 그렇게 기울어 가라앉을 것이 분명하다.

23.04.2014 fatamor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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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gomdanji님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부끄러움이라는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니 저 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ㅎㄹㅇ너ㅏㅙㅈㅂㄷ갸ㅛ;ㅇㄹ ㅜ츄 ,ㅣㅏ/머'ㅁㄴ올ㅇ' 이런 '글'만 쓰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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