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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독일에 온지 10년즈음해서 처음써보는 일기 16- 끝과 시작의 중간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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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에사는총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22 22:32 조회3,4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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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날이었다. 시험이 뭐냐? 과제가 뭐냐? 강의가 뭐냐? 등등으로 다른 애들을 놀리고 그랬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몇달 뒤면 시험이 무엇이고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깨닫게 될텐데 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말이 졸업이지 사실 어떻게 보면 시작도 안한 것이다. 오늘 화학을 복습하면서 도대체 왜 이리 외워야할 것들은 많은 것인지 내가 왜 이런 것을 해야하는 것인지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게 되었다. 즉, 시작도 안하면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사실 어학을 하던 시절이 제일 행복하다고 예전에는 생각했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이 제일 행복한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단 졸업이라는 것을 해서 뭔가 하나 해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있지만, 당분간 무엇인가 해야할 것들이 없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그렇지 않나 싶기도 하다. 뭐 과외를 하러 오는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임시백수라고나 해야할까? 그러면서 과연 내가 의학공부를 제대로 따라갈 수나 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역사학과 어학만 공부하던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자연과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의학을 공부하겠다고 설치고 있으니 다른사람들이 보기에는 뭔가 이상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의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것은 직업적인 이유가 아니라 내가 하고자 하는 공부 때문이다. 그러면서 요즘 내가 걱정하는 것이 하나 있다.
인문학적인 생각에서 점점 자연과학적인 생각을 하게되는데, 사실 내가 염려스러운 것은 자연과학적인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다. 인문과학적인 생각을 유지해야 장차 내가 하고자 하는 바를 할 수 있는데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게 되면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점이 요즘 가장 우려스러운 점이다. 아무튼... 요즘 내가 하는 생각들이 이렇다. 사실 지금은 어떻게 보면 끝인 것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시작도 아닌 것이다. 아무튼 끝과 시작의 중간단계라고나 할까.. 지금해야할 일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도 나중에 보면 그 때는 그랬었지라고 하겠지만...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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