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홀로 입독한지 3주차, 잘 지내고 있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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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카롱123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994회 작성일 24-10-05 09:07본문
안녕하세요, 독일과 관련된 정보는 이곳이 항상 많아 입독 전까지 자주 방문했었는데요.
어느덧 제가 독일에 온지도 3주가 조금 넘는 시기가 되었네요.
독일은 점점 흐리고 추워지는데 다들 운동도 하시면서 비타민 D 챙겨드시고 건강하시길 바라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부끄럽지만 감정적으로 많이 동요하면서 지난 3주가 깨달은 게 너무 많아서,
또 후에 워홀이나 유학을 계획하고 오는 분들에게 초기에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경험담을 공유드리고 싶어서 쓰게 되었어요.
온지 한 달도 안 되었고, 저는 부족한 게 정말 많으니 제 글이 불편하시면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ㅎㅎ
서울에서 디자인 전공 및 졸업하고, 디자이너 인턴으로 일하고 또 다른 회사의 일을 하게 되면서 저는 매너리즘을 느꼈어요.
디자이너로 능동적이게 작업한다기 보단 회사의 가이드 안에서만 뭐든지 해결하려고 했고 너무 안주한단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저의 부족이었겠지만, 새로운 자극과 디자이너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편집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게 된 것이 독일 유학이었어요. 학비보다도 그래픽과 편집에서 강세를 보이던 독일 디자인과 영어에 없는 움라우트나 에스체트까지 매력적으로 보였으니까요. 한국 디자인도 물론 훌륭하지만, 한국에 왔던 유럽 교환학생들과 제가 갔던 다른 유럽 국가의 대학을 방문하며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독일 대학원을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녹록지 않더라구요. 정규직 전환 앞두고 한국 대학 졸업 병행이 너무 힘들어 퇴사한 걸 조금은 지금 후회하기도 합니다 ㅎㅎ 졸업 이후 재취업은 쉽지 않았고, 추천받은 프리랜서만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때 비는 시간을 활용해 올해 초 B1합격, 독일 오기 직전 괴테 B2까지 합격했어요. 독일어 공부를 위한 시간을 허락받은 거였을까요?
아쉽게도 어학레벨이 부족한데다 너무 촉박하게 어학 점수 발표가 나, 모든 서류를 급하게 준비하여 독일 대학원에 제출했습니다. 지금 제가 봐도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았어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일, 독일어 공부 등을 하며 대학원을 준비했는데 결과는 당연하게도 불합격이었습니다. 다시 보니 제가 너무 오만하게 그냥 하다보면 되겠지하여 열심히 준비를 안 했던 탓이 컸어요.
그러면서 정말 나는 독일 디자인하고 맞을까? 독일어로 잘 대화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해 직접 가보기 전엔 모르겠다 생각하여 워홀 비자로 먼저 입독하기로 지난 7월에 결정했습니다. 비자 예약이 어렵던 시기라 되면 가고, 안 되면 독일행을 재고하자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도전한지 3일만에 바로 예약이 되었어요.
그렇게 남는 시간에 괴테 B2를 공부하고 9월에 합격, 올 초부터 하던 프리랜서 일을 열심히 하며 독일행을 준비했습니다. 도착한 베를린은 춥고 어두웠습니다. 첫 2주는 관광객처럼 지내 마냥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주부터가, 그러니까 지금 시점에선 저번주가 정말 고비였어요. 더더욱 추워지고 햇빛이 없는 날씨. 밖보다 더 추운 알트바우 보눙. 그리고 좋은 기회로 온 디자이너 인턴 서류는 통과했지만 면접은 탈락하는 등 아쉬운 일만 계속 일어났어요. 간단한 독일어 주문도 버벅대는 제가 부끄러웠어요. 난 독일에서 뭐하는 거지? 열심히 번 돈을 모두 버리는 건가? 이렇게 느꼈습니다. 자리잡아 안정적으로 사는 친구들과 저를 비교하며 저는 더더욱 우울해졌고, 부모님을 생각할 때 죄송스러워졌습니다.
이런 생각 워홀이나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겪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험 상, 이때 절대 혼자만 그리고 집안에만 계시지 마세요. 능동적으로 도움을 받으세요!! 저는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응원받고 한번 더 어학과 유학이라는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독일에 계속 거주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어요. 친한 친구들에게도 연락하며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정서적 지지를 얻었어요. 개인적으론 잘 모르지만 sns에서 독일에서 오래 사신 분들, 블로그를 통해 독일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댓글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배웠어요. 인턴 면접 탈락 후 혼자 자책하며 울고만 있을 때 이 방법이 절 도와줬답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무거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어요. 독일어로 그래도 어학원 C1 과정 상담 후에 등록했고 다음주부터 나갑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도 방문해 베를린의 디자인 트렌드를 공부하고 있어요. 이제는 도시 곳곳에 붙은 포스터도 유심히 살펴 보고, 서점에서도 다양한 책의 편집을 관찰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공부하던 인강이 있어 놓지 않고 이번 달에 C1 과정 마칠 예정입니다. 저에게 이제 남은 건 Test DaF(서류 상으로만ㅎㅎ) 뿐이네요...
처음엔 너무 우울하고 온 것을 후회했던 독일 생활이 저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제작 중입니다. 여지껏 의존적으로 살았던 시기가 길었는데, 여기서 정말 독립심을 기르고 가네요 ㅎㅎㅎ 물론 돈이 한정되어 있어 그 부분은 살짝 걱정되지만 살다보니 부족하면 채워질 때가 있고, 너무 아끼려면 오히려 돈이 안 생기고 그러더라구요. 더불어 독일 사람들처럼 사는 방법도 배우고 있어요. 짧은 샤워시간, 플러그 빼놓기, 불 끄기, 가까운 거리 걷기와 긴 산책. 한국에서도 아끼며 살았지만 여기선 더 투철하게 절약 중입니다.
아직도 모르는 것 한 가득에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꼈던 것을 공유드리고자 길게 써봤어요. 오래 사신 분들에게도 조언들으면 좋을 것 같아, 지금 이렇게 새로운 자극 받아 사는 게 잘 지내고 있는 건지도 궁금해 글 남겨봤습니다. 읽어주시기만 해도 감사할 것 같아요. 긴 겨울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다음엔 더 잘 적응한 글로 돌아오면 좋겠네용 :D
어느덧 제가 독일에 온지도 3주가 조금 넘는 시기가 되었네요.
독일은 점점 흐리고 추워지는데 다들 운동도 하시면서 비타민 D 챙겨드시고 건강하시길 바라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부끄럽지만 감정적으로 많이 동요하면서 지난 3주가 깨달은 게 너무 많아서,
또 후에 워홀이나 유학을 계획하고 오는 분들에게 초기에 어떻게 지내면 좋을지 경험담을 공유드리고 싶어서 쓰게 되었어요.
온지 한 달도 안 되었고, 저는 부족한 게 정말 많으니 제 글이 불편하시면 뒤로가기 부탁드립니다 ㅎㅎ
서울에서 디자인 전공 및 졸업하고, 디자이너 인턴으로 일하고 또 다른 회사의 일을 하게 되면서 저는 매너리즘을 느꼈어요.
디자이너로 능동적이게 작업한다기 보단 회사의 가이드 안에서만 뭐든지 해결하려고 했고 너무 안주한단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저의 부족이었겠지만, 새로운 자극과 디자이너로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며 편집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하게 된 것이 독일 유학이었어요. 학비보다도 그래픽과 편집에서 강세를 보이던 독일 디자인과 영어에 없는 움라우트나 에스체트까지 매력적으로 보였으니까요. 한국 디자인도 물론 훌륭하지만, 한국에 왔던 유럽 교환학생들과 제가 갔던 다른 유럽 국가의 대학을 방문하며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독일 대학원을 준비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녹록지 않더라구요. 정규직 전환 앞두고 한국 대학 졸업 병행이 너무 힘들어 퇴사한 걸 조금은 지금 후회하기도 합니다 ㅎㅎ 졸업 이후 재취업은 쉽지 않았고, 추천받은 프리랜서만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때 비는 시간을 활용해 올해 초 B1합격, 독일 오기 직전 괴테 B2까지 합격했어요. 독일어 공부를 위한 시간을 허락받은 거였을까요?
아쉽게도 어학레벨이 부족한데다 너무 촉박하게 어학 점수 발표가 나, 모든 서류를 급하게 준비하여 독일 대학원에 제출했습니다. 지금 제가 봐도 너무 미흡한 부분이 많았어요. 한국에서 프리랜서 일, 독일어 공부 등을 하며 대학원을 준비했는데 결과는 당연하게도 불합격이었습니다. 다시 보니 제가 너무 오만하게 그냥 하다보면 되겠지하여 열심히 준비를 안 했던 탓이 컸어요.
그러면서 정말 나는 독일 디자인하고 맞을까? 독일어로 잘 대화할 수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해 직접 가보기 전엔 모르겠다 생각하여 워홀 비자로 먼저 입독하기로 지난 7월에 결정했습니다. 비자 예약이 어렵던 시기라 되면 가고, 안 되면 독일행을 재고하자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도전한지 3일만에 바로 예약이 되었어요.
그렇게 남는 시간에 괴테 B2를 공부하고 9월에 합격, 올 초부터 하던 프리랜서 일을 열심히 하며 독일행을 준비했습니다. 도착한 베를린은 춥고 어두웠습니다. 첫 2주는 관광객처럼 지내 마냥 신기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주부터가, 그러니까 지금 시점에선 저번주가 정말 고비였어요. 더더욱 추워지고 햇빛이 없는 날씨. 밖보다 더 추운 알트바우 보눙. 그리고 좋은 기회로 온 디자이너 인턴 서류는 통과했지만 면접은 탈락하는 등 아쉬운 일만 계속 일어났어요. 간단한 독일어 주문도 버벅대는 제가 부끄러웠어요. 난 독일에서 뭐하는 거지? 열심히 번 돈을 모두 버리는 건가? 이렇게 느꼈습니다. 자리잡아 안정적으로 사는 친구들과 저를 비교하며 저는 더더욱 우울해졌고, 부모님을 생각할 때 죄송스러워졌습니다.
이런 생각 워홀이나 유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겪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험 상, 이때 절대 혼자만 그리고 집안에만 계시지 마세요. 능동적으로 도움을 받으세요!! 저는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응원받고 한번 더 어학과 유학이라는 정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독일에 계속 거주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어요. 친한 친구들에게도 연락하며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는 정서적 지지를 얻었어요. 개인적으론 잘 모르지만 sns에서 독일에서 오래 사신 분들, 블로그를 통해 독일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댓글을 통해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배웠어요. 인턴 면접 탈락 후 혼자 자책하며 울고만 있을 때 이 방법이 절 도와줬답니다. 그리고 감정적인 무거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어요. 독일어로 그래도 어학원 C1 과정 상담 후에 등록했고 다음주부터 나갑니다.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도 방문해 베를린의 디자인 트렌드를 공부하고 있어요. 이제는 도시 곳곳에 붙은 포스터도 유심히 살펴 보고, 서점에서도 다양한 책의 편집을 관찰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공부하던 인강이 있어 놓지 않고 이번 달에 C1 과정 마칠 예정입니다. 저에게 이제 남은 건 Test DaF(서류 상으로만ㅎㅎ) 뿐이네요...
처음엔 너무 우울하고 온 것을 후회했던 독일 생활이 저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도 새롭게 제작 중입니다. 여지껏 의존적으로 살았던 시기가 길었는데, 여기서 정말 독립심을 기르고 가네요 ㅎㅎㅎ 물론 돈이 한정되어 있어 그 부분은 살짝 걱정되지만 살다보니 부족하면 채워질 때가 있고, 너무 아끼려면 오히려 돈이 안 생기고 그러더라구요. 더불어 독일 사람들처럼 사는 방법도 배우고 있어요. 짧은 샤워시간, 플러그 빼놓기, 불 끄기, 가까운 거리 걷기와 긴 산책. 한국에서도 아끼며 살았지만 여기선 더 투철하게 절약 중입니다.
아직도 모르는 것 한 가득에 앞으로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느꼈던 것을 공유드리고자 길게 써봤어요. 오래 사신 분들에게도 조언들으면 좋을 것 같아, 지금 이렇게 새로운 자극 받아 사는 게 잘 지내고 있는 건지도 궁금해 글 남겨봤습니다. 읽어주시기만 해도 감사할 것 같아요. 긴 겨울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길 기도하겠습니다 :) 다음엔 더 잘 적응한 글로 돌아오면 좋겠네용 :D
추천15
댓글목록
hjdf24님의 댓글
hjdf24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히 잘 적응하고 있네요!
응원합니다!홧팅!
엠마킴님의 댓글
엠마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주변 외국 생활 하는 사람들한테 얘기 들어보면 누구나 초반엔 여긴 어디?? 내가 대체 여기서 뭐하고 있지?!라는 생각 다 한다고 하네요. 차근 차근 스텝 바이 스텝으로 잘 해나가시길 바래요. 저의 미래의 모습이기도 할 것 같아 힘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댓글 남기네요.
헬레스님의 댓글
헬레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너무 잘하고 계신데요! 처음 입독하시고 그 다음해의 지원 정도가 일반적인 타임라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이전엔 조급해하실 게 없다고 생각해요. Test DaF 까지 준비해두시면, 이듬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의 범위가 넓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