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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 긴급 집회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달맞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344회 작성일 24-12-06 22:23

본문

사진: Markus Stöhr

오늘 점심 무렵 급하게 신청하고 알린 집회라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겨울비로 날씨도 추웠고요. 처음 집회 장소에 갔을 땐 저를 포함해 네 사람 뿐이었습니다. 긴급 집회라는 표현 때문에 불법 집회가 아닌지 혼란이 있었다는 얘길 전해주셨어요.

작센 주의 경우 48시간 이전에 사전 신고가 원칙이지만, 사안의 긴급성이 인정되면 당일 신고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Ordnungamt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알맞은 집회 장소를 찾아 절차대로 신고할 수 있었어요.

먼저 모인 사람들끼리 촛불을 나눠 켜고 있으니 점점 많은 분들이 합류하셨습니다. 퇴근길에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려 오신 분, 옆 도시에서 일부러 기차를 타고 오신 분, 망설이다가 나오신 분들이 합류하셔서 나중엔 스무 명 이상이 모였습니다 (사진 촬영을 원하지 않는 분들이 계셨어요).

오늘 급하게 참가해주신 분들, 집회 소식을 여러 단체 채팅방과 페이지에 알려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집회를 신고하는 것도, 진행하는 것도 처음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만,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로 서로 힘이 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집회에서는 간단히 자기 소개를 하고,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보며 느낀 분노, 근현대사가 가족에 남긴 상처, 이런 상황을 외국에서 두 손 놓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무력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무심코 지나가는 행인들 사이에 촛불을 켜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던 순간은 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분노와 무기력한 마음에 무턱대고 벌인 일이었는데 같은 마음으로 빌헬름 로이쉬너 플라츠까지 와 주신 분들을 보니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 참가자분의 말씀대로 이런 일로는 다시 만나지 않게 된다면 제일 좋겠죠. 하지만 만일 또 이런 자리가 필요해진다면 다시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이런 집회를 해도 되는 걸까, 한국에 알려지면 불이익이 오진 않을까 겁도 났습니다. 바로 이것이 윤석열과 군경이 계엄을 통해 이루고자 한 것이겠지요. 위축되고, 말을 삼가고, 결국은 혼자 고립되어 공포에 잠기는 것. 말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을 다시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더 담대하게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고 실천하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계절은 일년 중 가장 해가 짧은 때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둠이 가장 짙은 날로부터 다시 날이 길어진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봄을 맞이하러 추운 겨울에 만났습니다. 이런 마음이 모여 결국은 어둠을 몰아낼 것을 믿고 있습니다.
추천23

댓글목록

독일함부르크님의 댓글

독일함부르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안의 긴급성이 인정되면 당일 신고도 가능하다"라는 정보 정말 감사 드립니다.
함부르크는 내일 집회를 시작 합니다.
집회 후기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좀 더 힘을 냅시다.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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