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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국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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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11 00:52 조회3,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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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그런 소리를 듣곤 합니다.  "왜 한국인은  (어쩌구 저쩌구) 하는지 모르겠어? " 라고.
그리고는 국민성을 이야기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건 한국인의 냄비근성, 사대주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뒷소리하기 좋아한다 등이고, 또 여기에는 "왜 우리 국민들은 편나누기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그건 오로지 한국인들만의 "근성"은 아닙니다.  전세계 국민들 모두가 다 그렇습니다.  “사촌”이란 “나와 상당히 가까운 엇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란 뜻인데,  그가 갑자기 나보다 훨씬 더 잘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기심은 인간 모두에게 있는 것이지 한국인에게만 국한되는건 정말 아닙니다. 냄비근성도 마찬가지. 뭔가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다가 언제 그랬더냐 갑자기 사그러지는 현상은 독일에도 너무 많아요. (예: 10년전쯤에는 모두가 Sauerer Regen 때문에 내일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올 것처럼 난리치더니? 이제는 그런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네요? 갑자기 지구 환경이 좋아진건 아닐테고. )
사대주의도 마찬가지입니다. 베를린 Zoo 역에서는 화장실 이름이 McKlo.  뭐 영어가 그리 좋은건지 갖다붙히면서 독어를 걸레로 만들어 놓기 좋아하는지.

뒷소리 좋아하는 것으로 치면 독일인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국민입니다. 편나누기도 마찬가지에요……어휴 여기도 정말 장난 아니에요.

방금 저도 생각해봤거든요. 왜 내가 “한국인은….” 하는 소리가 그렇게 듣기 싫은지 하고. 그건 아주 보편적인 전세계 인간들의 모습을 “우리 한국인”만 그런 것처럼 말하면서 국민을 기 죽이는 거 같아서 그런거 같아요.

물론 어느 나라나 어떤 “국민성”은 있겠지요. 기후와 역사적 배경에 따라서 한국의 경우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추운 나라의 사람들은 강인하면서 동시에 일종의 유연성을 지녀야 할 것 같고. 1년 내내 섭씨 25도인 나라보다는 당연히 다르겠죠. 한국인은 단 한번도 식민지라든가 전쟁을 겪어보지 못했던 국민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거에요.

한국은 추운 겨울내내 비타민 C를 섭취하기 위해 김치를 만들어냈을거 같은데 그건 정말 대단한 업적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그것은 유럽인들이 치즈를 만들어낸 업적과 동등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복,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독일의 Trachten도, 알고 지내는 페루인과 인도인과 세네갈인들이 저에게 선물한 옷들도 자세히 살펴보니 이거 보통 솜씨가 아니더군요. 

저는 한국인이 자신의 비하보담은 자신감을, 오만함보다는 겸손함과 이웃에 향한 애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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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널그리다님의 댓글

널그리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적절한 지적입니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문화든 시간을 두고 접하다보면 사람의 근간을 이루는 보편적 정서가 배어있는걸 보게 됩니다. 좋은 문학, 음악, 기타 예술작품들이 국경을 초월해 뜻과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 가능한 것이겠지요. 저는 한국인들이, 크게는 현 인류가 국가주의에 서린 자기비하나 오만함을 극복할 수 있는 냉철하면서 따뜻한 세계관에 눈을 떴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 추천 3

허허님의 댓글

허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한국인 밖엔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볼수 밖에 없는거지요.
얼마전에 친구가 그러더군요...한국인들은 특유의 끈끈한 정이 있고..어쩌구저쩌구.
외국인도 정 많습니다. 다같은 사람들인데요 뭐.

  • 추천 2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저는 한국 사람 운운하는 소리 솔직히 주변에서 거의 못들어 본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가만히 생각해 보면 누가 그런 소리 하는 거 그렇게 많이 듣고 그러진 않으셨을 것 같은데.

  • 추천 1

XX님의 댓글

XX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개체적 특성이 집단적 특성 보다 강한 것은 사실일 테나, 정치 사회가 주조하는 특성은 무시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리적 역사적 특성은 이것과 많은 부분 얽혀있더라구요.

일본 제국주의, 일본 극우라는 기득권의 침략에 한 맺힌 정서를, 친일파는 역사적으로 이용해 먹고 배를 두들기고 있죠. 아젠다 세팅이라 하나요? 언론/메스컴을 장악함으로서 국민의 관심사를 조정하고 사회의제의 방점을 조정하는 거죠. 이게 성공하면 국민(혹은 인민)은 원하는 대로 쓸려 다닙니다. 그러한 것을 뭉뚱그려 민족성(국민성)이라 칭하고, 대부분은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혈통의 내력으로 묘사하곤 합니다.

사람은 어딜가나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북한의 인민들이 자본의 물을 먹으면 무어 다르겠어요.. 남한의 국민들이 사회주의적 공평함에 젖으면 무어 다르겠어요...

  • 추천 4

이사람님의 댓글

이사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안피고네님, 고맙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가 한가지 공식이 성립되었습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베를린 Zoo 역에서는 화장실 이름이 McKlo = hohe Beleidigung der deutschen Sprache

야콥 그림이 통탄할 일이지요.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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