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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는 '명사'가 힘겨운, '희망'을 버리려는 사람들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여름신기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2,011회 작성일 14-04-24 23:58

본문

  지난 16일에 발생한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침몰 사건을 지켜보면서 조국의 현실을 밑바닥부터 천천히 본 기분입니다. 점점 사망자 수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비통하게 눈물을 흘렸고,  잠을 이룰 수 없었으며, 사진과 영상으로 본 희생자 가족들의 눈물과 분노를 진심으로 동감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책임과 양심을 저버린 선장 및 선원들에 대한 비난과 무능력한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사건이든 해당 책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은 국민들로부터 비난 받는 우선 대상들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몇 명은 강제적으로 또는 스스로 해임, 사퇴하거나 처벌을 받습니다.

  이 전혀 낯설지 않은 광경들과 그 곳에 있지 않아도 충분히 예감할 수 있는 분위기들. 그리고 쉽게 연상되는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대구 지하철, 용산 참사 등등.. 한국 사회는 90년대 이후부터 비슷한 재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참사의 모든 결론은 ‘인재’(人災)입니다. 이미 어릴 적부터 그 참사들을 보고 자랐는데, 이 비통한 기분과 눈물은 이 곳 독일에서도 변하지 않네요. 그리고 그 강도는 한국에 있었을 때보다 더 심합니다. 정말 때마침 독일이 연휴 기간이라 멀리서나마 같이 걱정하고 애도하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던 것이 다행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저 멀리서 지켜보며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들으러 '학교'를 가고, 아무도 걱정해주거나 언급도 해 주지 않는 '강의실'에서, 외로운 '섬'처럼 앉아있는 제 자신이 너무 가엾습니다. 

  이런 저와 달리 친한 독일 친구는 "독일인들에게는 그저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한 '끔찍한 사건'이라 생각할 뿐이야, '사라진 말레이시아 항공' 때처럼"이라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독일 국영방송에서도 오늘 아침에는 이 ‘세월호 침몰’ 사건을 ‘메인뉴스’ 중 하나로 더 이상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독일인들이 지금 저와 한국인들이 겪는 고통과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들은 독일인이고 우리는 ‘한국인’이니까요. 결국 지금 저를 비롯한 한국인들은 이 사건을 비통하게 지켜보고 돌아가는 상황과 구조를 이해하여 각자 스스로가 자기만의 ‘결론’을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기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기억에서 사라지거나 희미해지기를 '시간'에 맡길 뿐입니다. 이미 한국사회는 어느 정도의 사람들은 ‘천천히’ 사건 발생 이전의 일상으로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기억’과 ‘기록’으로만 남겨진 대형 참사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처럼 급격하게 경제가 성장하고 기술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그에 다른 부작용이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그 성장과 발전만큼 개인과 사회가 공유하는 정신과 의식이 발전되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세월호의 침몰'은 약 20년 전에 발생했던 '서해 페리호의 침몰'과 비교할 때 비해 원인과 과정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위에서 언급한 부작용에 대한 예로서 볼 때 의미상에서는 같습니다. 즉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할 때 한국 경제와 기술은 엄청나게 성장했지만, 사회 공동체의 정신과 의식은 동반 성장하지 않았거나,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국민들 대다수가 고정형 전화기에서 개인 핸드폰을 들고 다니지만, 장난 전화는 여전하고, 스미싱과 보이스 피싱 등 점점 교묘하고 치밀한, 그러나 치사한 범죄 행위들이 더 많이 등장했으니까요. 성범죄 역시 매우 치밀하고 교묘해졌습니다. 더 이상 도덕과 윤리를 외치며 사회에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안전과 치안을 위협하는 대상과 요소들을 규제하는 합당한 법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법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규제하는 법을 지키는 사람들보다 어기는 사람들이 더 많고 더 늘어나고 있으며, 이것은 이제 사회에서 관행과 관습, 관례라는 단어로 바뀌어 공개적, 암묵적 ‘합리화’로 변모했습니다. 더욱이 법을 지키지 않아 부당 이득을 받은 사람들이 스스로 그것을 자랑하거나 ‘충고’ 내지 ‘Tip’이라며 그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로 전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 또한 몇몇 사람들에게는 관행, 관습, 관례가 된 듯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극히 개인적으로 자유스러움을 원하는 인간은 ‘지키는 것’보다 ‘어기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불신사회’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피하거나, 이용하려들고 그러한 ‘불안’ 때문에 ‘거리’를 유지하려 합니다. 이것 역시 또 다른 참사의 시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법과 원칙, 심지어 도덕과 윤리마저 내팽겨 친 세월호의 ’선장‘을 비롯한 사건에 관련된 정부 또는 관련 업체들 내의 ’직무유기‘자들을 비난할 수는 있어도, 그들의 생각과 행동은 이미 만들어진 ’사회구조‘에 익숙해진 것에 나온 결과이고, 이러한 사회의 구성원들 역시 경우에 따라서 그 사람들과 위급한 상황이나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도 ’같은 생각과 행동‘을 취할 수 있고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우리들은 역시 이 사회 또는 인간관계 그 어디선가 ’세월호‘의 ’선장‘이었고, ’선원‘으며, 희생당한 또는 간신히 구조된 ’승객‘이었을지도, 나중에, 그 어디선가 그런 위치에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세기의 ’위인‘(偉人)들과 사건현장의 ’의인‘(義人)들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쉽고 비극적인 죽음 또한 여기에 근거합니다.

  언론에서는 ‘세월호’를 ‘대한민국 호’라고 비유하며 사건을 통해 한국 사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형 참사 이후에는 희생자 가족들이나 실망한 국민들이 한국을 떠나거나, 한국 사회에 더 이상을 ‘희망’을 갖지 않기도 합니다. 너무 슬픕니다. 독일로 유학 올 때 흘렸던 눈물을 다시 흘리게 됩니다. 20대 후반에 ‘권위’와 ‘조건’들로 가득 찬 한국 사회에서 뜻을 이룰 수 없어 ‘패잔병’처럼 독일로 유학을 왔고, 독일에 발을 내딛은 순간부터 스스로 ‘귀양살이’를 하듯 살았습니다. 여전히 잘 알아듣기 힘든 독일어, 영어 강의와 글들을 듣고 읽으며 학위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고 이 ‘귀양살이’를 계속 하려는 것은, 언젠가 서럽게 울면서 떠난 나의 조국과 사랑하는 사람들, 국민들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스스로 다짐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저 ‘슬프고 불쌍한 나라’에 아직까지 그리고 계속해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한민국 호"에서 내릴 수 없습니다.

  비록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선체 안에서는 부조리와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들 벌어지고 있더라도, 그것들이 보기 싫어 눈을 감고, 나와 관계없으니 그 상황을 외면하려 하고, 괴로우니 귀를 닫고 아무 것도 듣고 싶지 않거나, 아무런 느낌 없이 '늘 그렇듯이, 그랬듯이' 그냥 묵인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배가 완전 ‘침몰’하게 되면 세월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눈앞에서, 또는 보이지 않는 어딘 가에서 도움을 기다리다가 희생될 것이고, 저 역시 그렇게 희생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을 구조하고 살려야겠습니다. 지금 상심하고 실망한 나머지 제 의견에 반대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여기에서만큼은 비열한 ‘선장’과 ‘선원’들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살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우리들 대다수는 누군가에게 실망과 상처를 주었을 것이고 어려운 공동체, 타인의 상황을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도망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관행, 관습, 관례가 만들어 준 사회 내의 ‘편리’들과, 나이, 학연, 지연, 혈연 등이 만들어 준 ‘권위’들을 힘입어, 서로를 무시하거나 얕보고, 심지어 내부 고발자와 제보자들을 제거하려 들거나, 법과 정의를 혼란하게 만들어, 그것마저 관행, 관습, 관례로 만들려고 합니다. 이미 그것에 익숙해져서 우리도 모르게 상대방이나 그 어디에선가, 우리가 그렇게 비판하고 비난하는 사람들과 이미 ‘비슷한’ 행동을 하지는 않습니까? 또한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어릴 때부터 시대의 ‘예절’이라고 배우고, 그 ‘예절’을 다른 사람들에게, 급기야 ‘다음 세대’들에게 가르치지는 않습니까? 

  정말 원하신다면 다른 ‘배’로 바꿔 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냥 모르는 척 하며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저 비난과 비판만 하고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지칭하는 '한국인'이라는 불변한 ‘명사’와 태생적 ‘출처’는 전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자유주의’나 ‘민주주의’. ‘시민혁명’과도 같은 역사적 산물이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직도 구한국(舊韓國)의 연장선에 살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아직 왕권국가에서 벗어 난지 200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역사적 산물은 ‘권위주의’와 ‘자본주의’뿐 입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정치인들과 사회 지도층, 또는 전혀 ‘무익한’ 다수 지식인들은 시대 흐름을 타고 자신들의 지지와 명성을 높이려 하고, 백성의 수고를 거저 얻었습니다.

  그들은 이번 사건 현장에서도 서로가 ‘머리’가 되려고, 혁혁한 ‘공’을 세우려고, 여기저기 ‘본부’들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그들의 실언, 망언 그리고 불순한 행동들은 전혀 이상한 모습들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상식’이고 ‘언어’이며 ‘자연스러움’입니다. 그들은 백성들이 무리를 지어 ‘난’(亂)과 시위를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움직일 뿐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정한 ‘공권력’이라는 ‘힘’으로 그것들을 제압할 수 있고, 여의치 않으면 단지 ‘불편한 상대들과 여론들’ 제거하고 ‘폭탄 같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서로를 전략적으로 죽이거나 쫓아내지 않습니까?

  그런 그들이 왕정 때부터 지금까지 만들어 놓은 세상은, 백성을 생각대로 움직일 수 없게 ‘족쇄’를 채우고, 그저 ‘먹고 사는 것’에 삶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밥버러지’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자본’으로 사람의 삶과 행복, 운명 심지어 국가의 운명까지 정해지지 않습니까?   

  모든 법을 지킬 수 없고 규제할 수 없습니다. ‘일베’, ‘오유’ 등등 극단적 ‘이익집단’들의 사이트들을 폐쇄한다고, ‘그들’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당연히 모든 관습, 관행, 관례들 역시 간단히 제거할 수 없습니다. 그건 이미 권위를 가진 ‘법’이 되었고 이미 우리가 그것에 따라 행동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와 '사람'을 죽이는 관습, 관행, 관례들은 그것을 보고 느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힘과 지혜를 모아서 없애야 합니다. 이것은 정권이 바뀐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단지 지금보다 ‘덜’ 하고 ‘더’할 뿐입니다. 단순히 그것을 바라며 정권교체에 큰 ‘기대’를 걸어야 할까요? 어쩌면 그것 역시 ‘여론’과 단순한 ‘프레임’이 만들어 놓은 ‘우물 속의 하늘’과도 같은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한국사회가 만들어 놓은 ‘게임의 법칙’을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들을 개혁하고 바꿀 수 있는 ‘위치’나 ‘순간’까지 가는 동안의 ‘변절’이고 ‘타협’이며 ‘안주’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상대하는 저 ‘악’과 ‘적’들은 강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젠가 또 ‘세월호 침몰’과 같은 대형 참사 또는 믿을 수 없는 사건, 사고들을 이국 땅 독일에서 보고 듣게 될 것입니다.

  그로 인해 독일인들 또는 다른 외국인들이, 세계 유명 언론들이 겉과 속으로 ‘한국’과 ‘한국인’을 깔보고 얕보더라도, 올라오는 울분과 분노를 참아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계속 ‘시도’를 해야 합니다. ‘변절’과 ‘타협’, ‘안주’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계속 한국 사회의 ‘틀’을 바꾸는 운동은 계속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신세기 ‘계몽운동’입니다.

  ‘대한민국 호’라는 ‘배’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 선생님들 그리고 지인들이 타고 있고, 이름 모를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정말 앞뒤 분간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선장’과 ‘선원들’, 그리고 무능한 ‘정부’와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을 비난하면서, 그들을 놔두고 어찌 이 ‘배’에서 내릴 수 있단 말입니까? 같이 죽을 수는 있겠지만, ‘혼자’ 또는 ‘아는 사람들’만 데리고, 배에 남은 다른 사람들을 외면한 채, 내려서는 안 됩니다. 

  이 글을 보는 ‘한국인’ 여러분, 부디 이 ‘배’에서 내리지 말길 부탁드립니다. 실망과 상심한 나머지 한국사회에 ‘냄새나고 고름이 찬 환부’들과 지우지 못한 ‘얼룩’들, 비통한 ‘절규’에 눈과 귀를 닫지 마십시오. 비록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현실이 한없이 아프고 감당하기 힘들지라도 견디어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삼키고 죽이는 ‘괴물’같은 한국 사회 한복판에 들어가, 우리 개개인의 힘과 능력을 모아 ‘사람과 생명’을 살리고 존중하는 사회로 만들 때까지 그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어제, 오늘, 앞으로가 그렇게 서러울 지라도, 계속 가야 합니다.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국민들이 해결해야 할 시대적 문제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소 무겁더라도 지금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함께 짊어져야 합니다.
 
  지금 사건 현장과 사회, 삶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절대 잊지 마세요. 언젠가 이 ‘배’에서 우리의 의지 아닌, 생명적 ‘한계’로 내릴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우리 서로를, 또는 고통 받고 위험한 처한 사람들을 ‘구조’해야 합니다. 그리고 ‘권위주의’와 ‘직무유기’로 가득한 이 '대한민국호'를 본질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그것과 싸워야 합니다.

  비통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이 밤에 장문의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글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저를 위로합니다. 언젠가 저를 그 한국사회의 ‘틀’을 바꾸는 ‘현장’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거창하든 거창하지 않든, 아니면 지극히 작은 ‘움직임’이더라도 저의 ‘구조작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제가 그 ‘현장’에 ‘앞’에 서 있다면 위험과 불이익을 감당하겠습니다. 만약 ‘중간’에 서 있다면 ‘앞’에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며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뒤’에 서 있다면 이 운동의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게 지친 자들과 상처 받은 자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며 앞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저는 여러분들도 그 ‘현장’에서 보기 원합니다. 

  절대 ‘희망’을 잃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세요.

  이름과 사는 곳은 알 수 없지만 이 글을 읽고 공감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또는 아직도 ‘희망’을 갖거나 찾지 못한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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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가아닌양님의 댓글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다만 지금 당장의 문제가 '언젠가'의 문제로 전환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사실 판단과 그것에 따른 책임의 문제가 사회의 총체적 의식의 문제로 전환될 때
'정말이 정말을 반성하지 않고' 반복될까 우려해봅니다.

  • 추천 1

여름신기루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신기루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진' 같은 자연재해가 없는 나라에서 대낮에 건물이 한번에 무너지고, 차들이 다니는 다리가 끊어지며, 지하철이 불타고, 여객선이 침몰하는 것을 누가 쉽게 상상할 수 있었겠습니까? 개인적 실수나 불찰, 계획적, 또는 의도적으로 사건, 사고는 도처에서 일어날 수 있지만, 사회 구조적인 이유에서 발생한다면 그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참사는 또 다른 참사에게 "번호표"를 주고 "언젠가"를 기다리며 "대기"시킵니다. 당연히 이 구조를 바꾸는 시도를 해야 합니다. 불행한 것은 몇몇 사람들은 아직도 한국사회가 "더 당해봐야 한다", "완전히 망할 때까지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 합니까? 그들에게는 "언젠가"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매뉴얼"대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고, 진짜 "매뉴얼"대로 해도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생각의 부재" 속에 "정말" 살고 있습니다. 사회 구조가 구성원들을 "양치기 소년"으로 만든다면, '반성'은 의미를 상실하고 "불신"과 "회피"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소통"이 더 단절될까 두렵습니다.

이 "구조"는 거대한 기계를 만들거나 "힘의 논리"로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의 힘"을 믿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걸 "우리"가 보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또는 함께.

건투를 빕니다.

  • 추천 1

이사람님의 댓글의 댓글

이사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록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선체 안에서는 부조리와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들 벌어지고 있더라도, 그것들이 보기 싫어 눈을 감고, 나와 관계없으니 그 상황을 외면하려 하고, 괴로우니 귀를 닫고 아무 것도 듣고 싶지 않거나, 아무런 느낌 없이 '늘 그렇듯이, 그랬듯이' 그냥 묵인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배가 완전 ‘침몰’하게 되면 세월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제 눈앞에서, 또는 보이지 않는 어딘 가에서 도움을 기다리다가 희생될 것이고, 저 역시 그렇게 희생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을 구조하고 살려야겠습니다. "
 
위 문장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이방땅에서라도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을 올려 주셔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 추천 1

gomdanji님의 댓글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말한 '끝까지 간 거'라는 말은 다르게 생각하면 끝이 있으니 새로운 시작이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끝이 있으면 처음이 있다는 대충 그런? ㅎ

저도 이 글이 말하고자 한 것에는 공감이 간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뒤 부분에서 '믿음', '기도', '생각의 힘' 개념으로 마지막 정리가 되니까 저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더군요. 뭐 교회, 특히 '할렐루야'하면서 성도들에게 확신을 주는 그런 분위기가 저에게는 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은 있습니다. ㅎ

짜이한잔님의 댓글

짜이한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아시아나 항공 엔진 문제로 벌금때린거 보고 역시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 큰 기업의 돈이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네요.

100 년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 추천 1

무소님의 댓글

무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감동을 줍니다.

단 한사람도 구하지 못했던 이번 사건은
더 이상 내려 갈수도 없는 최악의 바닥입니다.

상황이 나쁧수록 해야 할일이 많으니

희망을 버리지 말고
하나씩  하나씩 개선해가면
언젠가는  확실히 다 좋아집니다.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 추천 2

sonnenblumen님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여기 저기 퍼 날라야겠습니다.
작년에 여기서 좋은 글을 읽고 아주 감동받아서 혼자만 읽기엔 아까워 회사 전체에 뿌렸다가 상당한 불이익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여전히 그 회사에 다니고 있다 하더라도 전 이 글을 다시 회사 전체에 메일로 발송할 것 같습니다.
진심을 담으신 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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