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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화에서 배울 것 한 가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다잘될거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12회 작성일 14-08-18 18:26

본문

글이 길어질 듯 하여 코멘트대신 답변 글을 답니다.

독일 문화를 통해 배울 점을 하나만 꼽으라면 '단순, 소박함의 추구'가 아닐까 합니다. "Weniger ist mehr" (Less is more) 제가 가장 좋아하는 표현입니다. 물론 자신들의 숨겨진 탐욕을 제어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을 수도 있겠죠. 허나 욕망의 전시장이 되어가고 있는 한국 사회에 비추어보면 부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특성은 독일인들의 식습관, 소비습관, 휴식과 여가 스타일, 각종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묻어나있습니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 단조롭고 따분해보이기까지 하는 이들의 일상을 보면서 이 부자나라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질문을 가져본 적이 있습니다. 각자 소소한 삶의 재미와 즐거움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특히 제 주변 젊은 친구들의 꿈이 어쩜 그렇게들 소박한지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단순, 소박한 삶은 사실 우리 조상들의 미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십년에 걸친 고속질주의 결과, 한국사회는 그야말로 '욕망의 집어등'이 되어버렸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의 삶의 목표가 '남들 만큼 사는 것'이라지요. 그 획일화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린시절부터 단조로운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 어린이의 최대고민이 뭔줄 아시나요. 몇년 전 조사에서 28퍼센트의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 시간 부족' 을 고민 1위로 꼽았습니다. 2위는 공부, 성적고민 (27%)이랍니다. 독일 아이들은 하지도 않을 고민으로 머리의 3분의 2를 채우고 있는 겁니다.

요즘 '명량'이란 영화가 연일 흥행기록을 갱신하고 있다고 난리입니다. 인구 오천만의 나라에서 천오백만이, 그것도 보름 남짓의 기간동안 동일한 영화를 봤다는 것이 과연 그렇게 자랑스러워해야 할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잠시 옆으로 얘기가 샛는데, 여전히 성과의 잣대 나아가 행복의 기준이 양적인 차원을 못 벗어나고 있단 말을 하고 싶은 겁니다. 언론이든 국회든 아직도 '더 높이 더 빨리'식의 88 올림픽 멘탈리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남들 만큼, 혹은 남들 보다 더 많이 가져야만 행복해진다는 전제를 가지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더군다나 양적 성장의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이명박 각하께서 4대강으로 그 화룡정점을 찍어주셨고, 현 정부의 각종 부동산 부양책도 약발이 전혀 안먹히고 있죠. 그런 현실을 부정이라도 하려는 듯 재벌들은 골목 상권까지 차지하며 몸부림을 치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뚜렷한 하락세만 보아도 대한민국은 '직선의 딜레마'(우석훈)에 더욱더 깊이 빠져들어가는 듯 합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Il semble que la perfection soit atteinte non quand il n'y a plus rien à ajouter, mais quand il n'y a plus rien à retrancher. (Antoine de Saint Exupéry)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닌,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때 얻어지는 그런 것이다" (생떽쥐베리)

요즘 독일 모델이 한국에서 붐을 이루고 있다고 하죠. 기업가들도, 국회의원들도 연구모임을 만들어서 열심히들 공부한다고 합니다.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다만 무엇을 더할까 보다는, 무엇을 빼낼 것인가에 고민이 집중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천9

댓글목록

anpigone님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래 전에 독일 티비에서 전 세계의 1%에 속하는 갑부들의 삶에 대해 다큐같은걸 보여주는데요,  어떤 갑부의 아내라는 여성의 삶이 마치 아무개랑 brunch 하기 위해 런던에 갔다가  딴 친구들과 쇼핑하러  저녁에는 뉴욕에 갔다가 뭐 이런 식이더군요.

아.. 그때 정말 궁금했어요. 만약 내가 정말 돈이 많다면 나도 저렇게 될까 하고.
생각해보니 어떤 그들만의 기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정원에 넓디 넓은 골프장에 아름다운 풀.  이걸 관리해주는 사람이 필요하겠고, 청소부가, 정원사가, 요리사가 필요하겠고,  또 내 아이들이 납치당하지 않게 바디가드도 붙혀줘야 겠고, 또 나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내 물건 훔쳐가지 않게끔 또 다른 경비가 필요하겠고...  이렇게 한도 끝도 없이 요구되는 돈과 시간과 관리가 떠오르더군요. 아무데에도 편하게 돌아다닐 수 없겠고 누가 나를 촬영할지 모르니 항상 외모를 신경써야겠고... 그래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간이란 오로지 1%만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 아닐까.... 그래서 생각하기를 차라리 지금처럼,  혹 세수하지 않고 시장보러 간다해도 아무도 관심 없으며 납치할 이유도 없을 99%의 공간에서 눈에 띄지 않게 사는 더 자유롭겠다,  제가 부자여본 적이 없으니 그냥 상상입니다만..좋은 점보다 니쁜 점이 더 많이 떠오르더군요. 

옛날에 일본에 갔을 때 식사를 주문하니까 무슨 아이들 소꼽장난 같더군요. 이것 아주 쪼금, 저것 아주 쪼금. 대신에 아주 정성을 들이고 아기자기했어요. 그에 비해 한국의 상다리 무너질듯한 푸짐함... 취향이지만 저는 그런 면에서는 일본식이 참 맘에 들었어요. 인테리어도 그렇구요.

  • 추천 2

찾은우산님의 댓글

찾은우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량을 언급하시니 추적자란 드라마가 기억납니다. 국민을 대하는 정치야망가들의 생각의 단편을 엿볼 수 있고 그속의 주옥같은 대사들을 보며 과연 한국은 지금 안전한 나라인가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 어느 배우의 연기가 눈에 띄더니 고액대출 광고에 스크린 쿼터제에 같이 일하는 스탭에 대한 생각들이 보기엔 그럴싸 하지만 내용에선 품격과는 반대의 모습을 보이더군요. 요즘 저에게 주변에서 명량이란 영화를 추천할때 이 얘길 하면 괜한 심술쟁이 취급을 합니다. 
어서 어서 최고의 기록들을 찍고 빨리 빨리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는 진짜 심술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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