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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 사이/설득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969회 작성일 14-12-06 01:54

본문

진보와 보수 사이/설득은 어디에 존재하는가?

한국 사회에는 한국 사회의 정치 진영이 정확히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어 있다고 믿는 세 개의 집단이 있다. 첫 번째로 보수진영이 그것을 원했고, 다음으로는 진보진영이 거기에 말려들었다. 세 번째로는 자신은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그 둘을 욕한 뒤, 자신들은 정치의 영역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이 양분화의 시점이 지워버리는 것은 정확히 떠나버린 세 번째 영역의 사람들이다. 그곳은 대화가 발생하는 자리이며, 정치적 결정과 자리바꿈이 탄생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적 주체들이 스스로의 자리를 경정해야 하는 자리이다. 하지만 그 주체는 스스로를 정치적 주체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강준만은 최근 “싸가지 없는 진보”라는 표현을 통해 타협을 모르는 도덕적 우월주의자인 진보를 비판했다(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56069.html). 하지만 문제는 그의 표현이 세 번째 정치적 주체의 자리를 지워버리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표현은 다음과 같이 분해될 수 있다. “진보는 도덕적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는 타협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보는 싸가지가 없다.” 문제는 이 “싸가지 없는”이라는 표현이 진보의 핵심 정치적 설득 대상을 새누리당과 그들의 지지자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는 것이다(적어도 위에 링크된 글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그리고 여기서 모두가 잊어버린 것은 정치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핵심적 사건이 타협이 아닌, 설득이라는 것이다. 설득은 상대방의 의견이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다. 따라서 이건 타협 전에 발생한다. 타협은 상대방의 의견은 확정적이지만, 힘의 균형상 양보해야만 하는 어떤 선이다. 

세월호 참사의 경우를 살펴본다면, 새민련이 실패한 지점은 강준만이 언급하고 있는 타협의 지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새민련은 한쪽에서는 강한 야성이 없다고(배신자), 한쪽에서는 민생은 뒤로한다고(정치꾼/빨갱이) 비판 받았다. 이들이 이러한 양쪽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은 이들이 어떤 정치적 설득도 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상황에서 새민련 혹은 진보진영은 우선적 설득 대상은 진보진영의 사람들이다(이 상황에서는 세월호 유가족을 포함해서이다). 이것이 착각을 풀어나갈 수 있는 첫 번째 실마리이다. 우선 진보진영은 응집력 있는 어떤 세력이 아니다. 따라서 그들은 정확한 정치적 목표를 향해 잘 설득되지 않는 한, 커다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가시적 아군들을 실질적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풀어가는 것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어떤 조직화된 정치적 세력도 이 사태의 해결을 위한 몫을 갖지 못했다는(선점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실패를 통해 유가족은 보수진영 앞에 거의 알몸으로 서 있게 되었고, 유가족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 혹은 혼자 판단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첫 번째 이루어져야 하는 설득은 진보가 도달할 수 있는 가시적 정치목표를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세월호 사태는 진보진영이 아니다. 세월호 사태는 하나의 사건이다(세월호 유가족을 포함). 여기서 진보가 설득해야할 중립의 진영이 나타난다. 이때 사건은 정확한 분석과 판단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진영논리와 상관없는 중립의 지역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 가야할 숙제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그것은 정치적 사건이 된다. 그리고 이것은 진영의 논리를 넘어선다.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면, 정치는 언제나 숫자 싸움에 불가하다. 우선 무엇이 우리 사회의 숙제인지를 선점하고 그것이 가야할 방향성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선택은 진영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넘어설 수가 없다. 그리고 여기서 정치적 중립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선택을 할 가능성이 나타난다. 여기서 두 번째 설득의 가능성이 나타난다(그리고 이것은 첫 번째 설득에서 이미 전제되었어야 할 어떤 것이다).
 
정치적 중립이란, 그들이 어떤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 최선을 선택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한에서 발생한다. 그렇지 않다면 중립은 그저 양쪽을 선택하지 않은 어떤 사람들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고 만다. 이것은 무의미하다. 정치적 중립은 이 양쪽 모두가 올바른 선택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 발생한다. 그리고 이것은 올바른 판단이 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서 발생한다. 만약 한쪽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렸다면, 중립은 한쪽으로 옮겨가야만 한다. 당연히 모든 사람들이 어떤 판단들을 정치적 운동 이전에 선점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것들이 옳다고 판단된다면 그 자리로 옮겨갈 수 있는 잠정적 사람들의 숫자가 존재한다(그리고 이 이동을 위해서는 옳다고 판단되는 편이 실현 가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보여져야 한다, 따라서 진보의 힘을 극대화 시키고, 전략적 목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응집력 있는 가시적 움직임은 힘이다). 그래야만 민중에 의한 정치체제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그들은 판단해야만 한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한쪽은 설득하려 하지 않고 한쪽은 판단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진보는 그들의 정치적 대상이 새누리당 밖에 없다고 믿고 있고, 정치적 중립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혹은 중립의 자리에 있을 수 있는 사람들(새누리당/진보당 지지자 포함)은 그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이 아니라, 어떤 진영과 힘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7

댓글목록

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설득과 타협에 관한 정리가 참 마음에 와 닿아요. 근래 제가 개인적으로 고민하던 일이라서... 참 고맙게 읽었습니다.

목진만님의 댓글

목진만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리속에 뭔가를 맴돌게 하는 글이네요. 차분하면서도 솔직한 표현이 마치 고백록 같네요. 사실 우리의 암담한 고백이겠죠. 한 십년 가까이 독일에 살면서 관심있어서 독일정치에 기웃하며 어깨 넘어로 배워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진보와 보수가 아주 말도 안되는 것이었더라고요. 우리(특히 제가)가 생각하는 진보는 단지 기존의 기득권층에 대한 불합리한 것에 대한 항거 저항 등을 생각하고 보수는 어마어마한 돈과 권력을 가진 기득권과 그를 보존할 정당성을 가진 사람들이나 생각들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좀 쉽게 진보는 기존의 숨막히는 답습과 불필요한 관습을 깨는 것으로, 보수는 오랜시간 동안 간직해야 할 소중한 전통을 보존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이런 관점을 본다면 진보나 보수 양측은 모두 바라보는 관점이 서로에 대한 비방이 아니고 바라보는 관점은 한 나라와 그 나라에 사는 시민일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 단지 서로 악다구니처럼 싸우는 건 다른 방법으로 설득하려고 들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어요.
  요즘은 뭐, 특별한 게 아니지만 처음 독일에 왔던 2005년에 슈뢰더 총리가 의회를 해산 시키고 자진 사퇴한 후 재선거에서 패배를 했지만 다시 선거에서 이긴 기독당 당수였던 메르켈이 오랜 고민끝에 당시 피 터지게 싸원던 적군인 사민당과 손을 잡게 됐던 걸 보게 되었죠. 사실, 경악 그 자체였죠. 그 다음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니 구구절절히 설명 안해도 될 것 같네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진정한 보수와 진정한 진보는 없는 것 같아요. 또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신이 어떤 방법으로 세상을 볼 것이냐로 본다면 반드시 진보가 아니면 보수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절대 진보 보수가 없듯이 절대 중립도 없겠죠. 뭐, 얌체라면 모를까. 제가 보긴 각각의 진보나 보수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다른 곳에 서 있는 사람이 나와 다른 방법으로 나와 같은 방향을 보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좀 쉬울 것 같아요. 그러려면 진보도 보수도 자신의 철학이 확고해야 하겠죠.

 정리하자면 마지막 말에 힘을 싣고 싶어요. 저도 그렇지만 그 진정한 진보와 보수의 의미를 먼저 아는 것이 나중에 설득을 할 수 있는 기초가 아닐까 싶네요.

 짧은 지식이나 좋은 글을 보고 저도 모르게 한 자 보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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