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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관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세르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1,322회 작성일 14-12-16 22:08

본문


나라의 개념이 없어지고 지구 전체가 하나의 공동체가 된 세상을 상정해 봅시다. 어느날 외계인들이 지구인을 말살하고 지구를 사용하기 위해 공격을 해 왔습니다. 외계인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켜내 살아남기 위해서 지구방위군이 창설되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군대에 가는 것은 훌륭한 일이 됩니다. 왜냐하면 목숨걸고 공동체를 지키는 일을 하러 가는 거니까요. 고대 지중해 주변 나라들에서도 시민들은 자신의 공동체를 지키는 군인이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일이 FM으로 돌아가진 않았겠지만, 기본 원리는 그렇습니다.

지구방위군의 예에서, "안 갈 수 있으면 안 가는 게 좋지" 라고 말하는 사람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겠지요. 죽을 확률이 높은 군대에 가느니, 될 수 있으면 안 가서 안전하게 살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시 속에 나오는 미래의 지구가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회라면, 군대도 가고싶은 사람만 갈 거예요. 안 가기로 결정한 사람을 처벌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훌륭한 시민이라고 칭송받지도 못하겠지요.

이런 비판도 가능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생각해서 군대에 가지 않는다면, 지구는 누가 지켜? 다들 도망만 치다가 모조리 외계인에게 살해당하고 말거야. 너도 죽겠지. 용기를 내 뭉쳐서 싸워야 희망이 있다고."

개인에게 있어서는 딜레마죠. 내가 군대에 가면, '내가' 죽을 확률은 나 '혼자' 군대에 안 갔을 때 보다 현저하게 높아질 겁니다. 나 '혼자' 만 군대에 안 갔을 경우라면 말이예요. 하지만 너도나도 전부 군대에 안 간다면 오히려 백퍼센트의 확률로 다들 죽게 됩니다.

이 딜레마는 해소될 수 있는 딜레마입니다. 이러한 정황이 딜레마가 되는 것은 목표가 '나의 생존' 으로 설정되는 경우에 한정해서 입니다. 만약 목표가 '인류의 생존' 이라면 딜레마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목표가 '나의 생존' 이 아니라 '내가 살리고 싶은 나 외의 다른 사람 (연인, 가족, 친구 등)' 일 경우에도 딜레마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은 '칭송받는 시민' 이 될 수 없습니다.

'칭송받는 시민' 이란 것은 나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한 사람입니다. '시민' 이라는 것은 공동체에 의한 호명입니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내가 그에게로 가서 꽃이 되었듯, 공동체가 나를 호명했을 때 나는 공동체에 속하여 시민이 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호명' 이 시민의 발생을 이루기 때문에, 훌륭한 (칭송받을) 시민됨이라는 것은 이 호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경우인 것이고, 그것은 바로 공동체의 이익 -공익- 에의 부역이 되는 거지요.

한국에서 군대문제가 논해질 때, 대체로 이런 원론적인 차원은 잘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1) 이 원론적인 차원을 이해하고, (2) 군대가 실제로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복무한다는 전제가 성립한다면 군대에 가는 것은 공동체를 위해 훌륭한 일이고, 군대를 가지 않기로 선택하는 것은 그다지 훌륭한 일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군대에 강제로 가게 되어있다는 사실은 일단 논외로 두고요.)

그렇다면 이런 상황 속에서 어때서 '안 갈 수 있으면 안 가는 게 좋죠' 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걸까요? 여기에는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냉소입니다. "공동체의 이익에 복무, 그런거 다 꽝이다. 사회는 냉혹하다. 네가 공동체를 위해 복무해 봤자 공동체는 너를 돌보지 않는다 (네가 남을 위해 일해봤자 남들은 너를 위해 일해주지 않는다). 그러니까 빠질 수 있으면 빠지는게 낫다." 이런 냉소에 이르게 된 경위가 어떻든, 이런 냉소적 현실파악이 실제의 현실에 정말로 부합하든 안 하든, 그건 일단 논외로 하고요.

다른 하나는 군대의 비정상성 때문입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원론적인 사항들을 잘 알고 있지만, 군대에 가서 공동체의 안녕을 위한 일과는 전혀 상관없는 부조리한 폭력을 당해야만 한다는 점 때문에 안갈 수 있으면 안 가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거지요.

이 두 번째 이유 때문에 '안 갈 수 있으면 안 가는 게 낫다' 고 말하는 경우에는 되도록 다음의 내용을 함께 말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대는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있는 것이고, 만약 누군가 군대에 간다면 그것은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일하려고 가는 것인데, 존중은 받지 못할지언정 구타를 당한다거나, 폭언을 듣는다거나, 강간을 당한다든가 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가고싶지 않은게 당연하지 않겠나. 우리의 공동체는 우선 군대를 정상화 (= 실제로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일하는 조직, 부조리가 업는 조직으로 만들기) 해야 한다.'

아래 글에서 군대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오가면서 부차적인 차원들 위주의 이야기만 나오고 원론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길래 제가 몇마디 꺼내 보았습니다.
추천3

댓글목록

Ueberraschung님의 댓글

Ueberraschu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개인적으로는 지구의 침략은 좀 비약이신거 같습니다..ㅎㅎ(넘 멀리 가셨달까..그 상황이 현실이 된다면 어느 누가 다 도망만 가려 하겠습니까 ㅎㅎ)
 가야 하려는데 뭔가 편법을 쓰거나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안가는 상황이라면 대부분이 비난을 하실겁니다
저 또한 그렇고요..그치만 법적으로 문제 없이 어떤 일신상의 이유로..(그게 병이라면 더더욱 강요할수조차 없겠지요) 굳이 안갈 수 있는 상황에서는 안가도 된다고 하는거지요.. 그렇다고 그게 모든 매년 지원자들의 절반을 차지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그렇게 면제가 될 정도로 아프거나 집안에 사정이 있는 상황은 몇프로 되지도 않습니다. 아래의 이중국적의 경우도 꼭 굳이 안가도 되는경우이고 분명 저 분에게는 법테두리 안에서 선택의 자유가 있으니 그거에만 초점을 놓고 본거지요..
 저 원론적인 문제도 문제겠지만.. 보통 다녀온 입장에서는 단순 저 문제만으로 가지 말라 이야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개안차에 따라서 분명 보람도 되고 뿌듯하고 뭔가 큰걸 얻어오는 상황일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닌 경우도 반수는 차지하니깐요.. 군대에서의 생활문제등은 부차원적이고 그리고 그런게 군대에 그렇게까지 만연했던건 아니고요. 제 대부분 짧게는 7년전에 전역하고 예비군도 끝난 주변 친구들 및 주변지인 수십명의 경험에서 군대에서의 폭행 부조리 등의 문제로 군대를 욕하는친구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2년이란 시간 자기개발을 위해 섰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가 하는 면이 더 많았다면 많았다랄까. 물론 일단 지금상황에서 거론하신 문제들이 분명 1차적으로  당장 해결되야 하는건 맞지만 궁극적으로는 모병제를 생각해야 하는데..정치인들의 꼴을 보아 모병제 전환을 위해 그 부분에 대해 세금을 따로 징수하겠다 하면 어느 국민이 또 그걸 믿고 열심히 세금을 낼까요..여튼 이래저래 문제가 많은 시국입니다 -0-;

또리님의 댓글

또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르나 님의 소위 "원론"이란 건 21세기 한국에선 오류투성이일 수 있습니다. 말씀하신 "시민"의 절반은 "공익"에 부응하지 않습니다. 혹은 부응할 수 없습니다. 그 절반은 시민이 아니라면 몰라. 부응할 수 있는 나머지 절반 중에서도 신체 조건 등으로 꽤 떨어져 나가니, 결국 과반수에 훨씬 못 미치는 사회 구성원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다. 부차적인 거 말고 원론을 이야기해라, 이런 말 하시니 저도 고대 그리스 말고 현재 한국 얘기하자, 라고 딴죽걸어봅니다...

세르나님의 댓글의 댓글

세르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부차적인거 말고 원론을 이야기해라, 가 아니라 부차적인 것 뿐만 아니라 원론적인 이야기도 나오면 좋겠다 싶어서 썼다고 보시는 편이 맞습니다.... ㅎㅎ

오류에 관해서는 이렇게 첨언을 해 주시니 좋습니다. 혼자 완벽한 얘길 할 수 없으니 다른 분들이 이렇게 지적하고 바로잡아 주시면 좋지요.

  • 추천 1

행간의미님의 댓글

행간의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론적인 이야기는 이미 깔려 있기에 말하지 않는 것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책제목은 생각이 안나는데 예전에 읽었던 재밌는 내용이 문득 떠오르는군요.
애국심이란 팬티와 같다.
나 팬티 입었다라고 일부러 말하지 않는거...
굳이 팬티 입었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안달이라면 그건 다른 목적이 있는거라는 거죠..
대충 그런 메세지 였습니다.

  • 추천 2

아선환님의 댓글

아선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부를 지키면 나와 내 가족 사랑하는 이들은 자연히 지켜지는 건데,
우리 모두 내 대학입학과 내 밥그릇을 위해만 싸우도록, 그래서 나와 내 가족"이라도" 지킬 수 있도록
살아야 한다고 배워오지 않았나요. 세금 많이 내도 나와 주변인들에게 돌아온다는게 느껴지면, 그러면 낼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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