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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동시” 논란에 대한 우회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가아닌양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79회 작성일 15-05-12 01:49

본문


“잔혹동시” 논란에 대한 우회로

나는 XX님이 올려주신 130106번 글의 논쟁에 참여했었다. 그리고 공감하지만, 어느 어느 정도 비판적 거리를 가지고 있는 두 진영의 견해들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우회로를 작성하려 한다. 여기서 우회로라는 것은 두 진영의 견해들을 구체적 논쟁 상황 속에서 뽑아내어, 그것들을 다른 방식의 논의 주제로 변경시켜보는 것이다. 특히 나는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주제들을 시를 쓴 아이와 가족에게서 분리시키려 한다. 그리고 우회로를 만든다는 것은 내 방식대로 이 두 의견에 동의하는 바가 있다는 뜻이다.

1. 대표적으로 XX님과 또리님의 의견 : 나는 XX님의 본 글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문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문장을 하나씩 제시한다.

1.1 이해 :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이 글을 읽히게 하고 싶지 않다"가 아니라, "끔찍한 세상에서 아이를 꺼내주어야 한다:"라고 느껴야만 한다.

-이 아이의 시를 둘러싼 반응들은 이 아이의 시를 읽은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에 아이의 시어가 충격을 준 것이다. 이 아이를 둘러싼 세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했기 때문에 어른들이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다. 어른들이 읽은 것은 뉴스가 아니다. 따라서 어른들이 한국의 교육현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죄책감을 이 시를 통해 자극 받을 수 있다. 그것이 강력한 반응을 일으킨 것은 이미 아이의 손을 떠난 일이다(그런 점에서 나는 수용자에 대한 또리님의 의견과 반대편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1.2 거리 : 아이들은 그저 자신을 옭죄는 끔찍함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일 뿐이걸

-시적 화자가 어떤 끔찍함을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지시하는 지는 불확정 적이다. 나는 이 문장을 통해 XX님의 댓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다. 나의 주장은, 아이가 사회와 동떨어져서 순간적인 감정으로 글을 썼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주장은, 아이의 글이 정확히 무엇을 지시하는 지를 우리는 이 글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이 한 사회에서 특정한 반응을 일으켰다면, 특정한 반응을 일으킨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 무엇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이 시를 아이의 솔직한 표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거리를 둔다. 첫째, 우리는 아이가 구체적인 무엇을 표현하려 했는지에 대해서 이 짧은 글을 통해서 정확히 알 수 없다. 만약 그것이 알고 싶다면, 아이와의 구체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시는 이해를 겨냥하고 작성되는 글이 아니다. 시에 대한 반응은 본래부터 이해의 반응이 아니다. 시는 주장문이나, 설명문과는 다르다. 아이의 글이 시가 아니라도, 마찬가지이다. 짧은 발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 대화가 필요하다. 둘째, 강렬한 표현은 솔직한 표현과 다르다. 고통이나 기쁨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나, 말을 하는 화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통이나 기쁨을 실제 내용보다, 강하게 표현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물론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확정적이지도 않고 확정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솔직한 표현’이라는 말 자체가 매우 모호한 것을 지시한다. 나는 XX님의 문장을 내 방식으로 중화시켜볼 수 있다. “아이는 그저 자신을 옥죄는 고통을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방식대로 표현했을 뿐이다”

1.3 우회로(중화 작업) : 시를 쓴 아이는 아이의 방식대로 자신의 고통을 표현했다. 만약 그 표현들이 지나치게 잔인하게 느껴졌다면, 우리는 시적 화자의 잔인성이 아닌, 시적 화자가 느끼는 고통의 강렬함과 그것이 일으키는 문제적 상황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것이 우리 어른들에게 너무 쉽게 한국 사회의 교육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고통의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다면, 그래서 그 잔인함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면, 그 시어들은 우리 세계의 깊은 문제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2. 대표적으로 솔져님의 의견 :

의견 하나 : 아이들에게 사회의 진실에 대해 가르치고 이해시키고 대응책을 가르치는 것은 사회의 몫이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없다.

의견 둘 : 아이들은 가족, 혹은 타인에 대해 애정과 책임이 있고, 어른들은 그것에 대해 가르칠 책임이 있다.(이 것은 솔져님과 또리님의 댓글 논쟁 속에서 솔져님의 글을 완전히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솔져님의 의견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2.1 이해 : 나는 위의 두 의견이 우리 사회가 교육에 대해 충분히 논의 해볼만한 좋은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시대의 교육에 대한 부모들의 생각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교육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의 세계를 존중한다는 명목아래, 어른과 이전 세대가 아이와 다음 세대에 갖는 책임감과 역할에 대해 아무런 기준점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에 있어서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는 기회가 되면, 논의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2.2 거리 : 솔져님의 주장을 가지고 실제로 시를 쓴 아이를 지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거리두기는 솔져님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우선은 시와 언어라는 것이 갖는 특성 때문이다(이것은 1번에서 거리 두기를 시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편으로는 우리는 한 아이의 삶이 구체적인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발언은 구체적인 상황에 속해있다. 따라서 어른으로서 아이를 무책임한 일반론적 공격 속에서 보호하고, 구체적 아이의 삶 속에서 좋음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2.3 우회로(중화 작업) : 우리는 아이가 쓴 시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우리는 이 아이가 쓴 시를 동시라는 명목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어른들이 가질 수 있는 적절한 교육적 태도인지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한편에서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세계를 창조해가지만, 다른 한편에서 어른들은 아이의 세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에게는 아이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잔인한 언어의 사용에 대해 어른과 아이가 나눌 수 있는 대화에 대해서도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만약 한 아이가 자신의 엄마에 대해 잔인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한다면(가정), 우리는 그 아이가 가진 고통의 내용들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할 수 있겠지만, 아이가 부모와 가족 혹은 자신과 관계하고 있는 타인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애정과 책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어른은 아이의 행위에 대해 분노 할 수도 있다. 여기서 어른의 목표는 이중적이다. 아이의 고통을 제거하는 것과 아이가 타인에게 애정과 책임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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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또리님의 댓글

또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해를 풀고자 합니다. 제가 시가 엄마의 반응을 즉각 끌어냈다고 했기에 혹시 그 반응밖에 없었다는 생각을 하신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강조하다 보니 잘못 전달된 것 같습니다. 호기심에 인터뷰를 찾아보고 든 생각은 엄마와 아이의 평소 관계는 아주 우호적인 것 같았고, 엄마는 충격을 받았지만 이번만은 용서해주겠다고 했답니다. 아이는 다음 시에는 엄마를 좋게 그리겠다는 애교도 부리고요. 물론 이렇게 뒷 배경을 뒤져보는 행동이 시 감상에 중요하지 않다고 하실지 모르지만, 개별 감상자 또한 성향에 따라 특정한 감상법을 쓸 수도 있지요. 이런 감상방식을 비판한다면, 과연 시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시 장르가 가진 속성을 알고 장르에 맞는 감상을 할 줄 아는 사람만의 것이다, 즉 이미 그 정도의 문화자원을 "가진 자"의 것이다, 라는 비약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대미술, 추상화, 현대음악은 문화지식을 가진 자가 제대로 향유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요. 국회의사당 입구에 걸린 빨강, 검정, 금색 그림을 리히터가 아니라 그냥 초등학생이 만들었다고 밝혀진다면, 작품 가치는 폭락하겠죠. 초등학생도 도움만 받으면 만들 수 있을 작품인데도요. 누가, 왜, 어떤 뒷배경이 있는가를 배제하는 감상보다 포함하는 감상이 훨씬 풍성하다고 저는 봅니다.

아이와 엄마가 시를 출판하기로 "선택"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가족끼리 시에 대한 뒤처리가 이루어졌고 합의를 본 것이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판 결정은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라 저는 느꼈고요.

잔인한 문학적 표현, 잔인한 "생각"에 대한 제재나 정화에 대해서도 각자 의견이 다르겠지만, 저는 관대해야 한다고 여전히 믿습니다. 실생활에서 남에게 직접 표출하는 것과 다른 문제입니다. 문학이라는 포장과 배출구가 필요한 이유는 잔인함이라는 인간 본성을 양성적으로 분출할 방법은 많을수록 좋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갈등이 있을 때 형제자매가 고통받고 죽었으면 하는 생각은 매우 보편적이며, 미운 부모 또한 잔인하게 죽이고 싶다는 "생각" 또한 흔합니다. 일기도 좋은 배출구가 될 테고요. 영유아기때 인형의 눈을 손으로 파는 행동은 누구나 합니다. 반짝거리고 생동감 있는 눈알에 대한 호기심이죠. 눈이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신성한 기관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거죠. 물론 대부분 아이에게 이런 과정은 무사히 사고 없이 지나갑니다. 좀비 영화의 미학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도 있고, 저처럼 절대 보지는 않지만 그걸 인정해 주는 사람도 있고. 배출 기능도 생각해 볼 수 있지요.

요새는 초등학생이 포르노에 노출된다고 하는데, 책과 그림, 영상을 통제하는 것은 한계도 있을뿐더러 그리 효율적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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