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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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898회 작성일 15-07-31 07:22본문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나는 안다. 이 詩를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지.
;조지훈 님의 낙화(落花),
;'꽃이 떨어진다', 아니, '떨어지는 꽃' 이 맞겠지.
;꽃이 지면 바람이 죄일 수는 없겠지.
;그 보다 더 진한 이유가 있을거야.
;그래, 그 진하디 진한 인과(因果), 인과율(因果律).
;지는 꽃이 피는 꽃보다 아름답게 보인다.
;물기 빠진, 으스러질 듯, 안으로 안으로 몰입해서
;여백을 양보하는 미덕이라.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
;가만히 있으면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린다.
洛花 - 조지훈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또 다른 낙화
洛花 - 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짧은 휴가, 아무런 것에 얽매이지 않은 짧은 휴가가 끝난다
.
추천3
댓글목록
buskerapple님의 댓글
buskerappl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왈 군자화이부동하고 소인동이불화니라.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논어, 자로 제23장-
좋은 시, 덕분에 오랜만에 잘 읽었습니다..
- 추천 1
sonnenblumen님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는 꽃이 아름다운 이유
내려놓을 줄 알기 때문에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으로 살면 족하네.
열매 없어도.
가는 봄 설워 울어 예는 가슴마다
여름이 타네.
지는 꽃을 탓하랴.
오늘 지는 꽃이 어제 붉었거늘.
잊고 사는 세월이 더 아프네.
그대 오늘도 내게 다가와
등 두드리며
가슴치며 봄날이 간다.
- 추천 2
팬교주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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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nenblumen님의 댓글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시...
이런 댓글은 남이 하도록 좀 기다려 주시지...
길벗님의 댓글의 댓글
길벗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