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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화의 노선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6건 조회 1,018회 작성일 15-08-02 21:43

본문

사람은 성인이 되어가는 와중의 어딘가에서 나름대로의 정치적 이념을 습득하게 된다. 정치적 사고에 얼마나 깊이 발을 들이는 지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많건 적건 어느정도 정치화되며, 그것은 이르면 사춘기 시절, 대체로 십대 후반에서 이십대 초반에 이르는 기간에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나는 보고있다.

이 시기를 정치화의 시기라고 할 때, 처음 어떤 이념적 경향을 접하는지가 이 사람의 이후 행로에 절대적이지는 않을지라도 상당히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 정치화의 방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내가 습득한 정보에 따르면, 80년대의 대학생들은 대체로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군사독재의 대립항으로써의 민주주의, 또는 민족주의 성격을 포함한 민중주의적인 노선에 노출되었다. 본격적인 운동권 활동 참여를 통해 해방 이후의 근현대사를 공부한 학생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고, 적극적으로 역사 공부에 뛰어들지는 않았던 학생들이더라도 대부분은 그런 주류적 흐름에 동참하고 있었던 걸로 보여진다. 이 시기에 젊은이들의 정치화에 매우 큰 역할을 했던 것은 물론 광주에서 벌어졌던 비극인 듯 하다. 많은 학생들은 공수부대의 진압에 의해 희생된 고교생, 대학생,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접하고 충격을 받았는데, 정전 후 약 이삼십 년이 지난, 대체로 평화로운 십대 시절을 보내 온 대학생들은 그 경험을 통해 일종의 리얼리티 체험을 한 셈이다. 말하자면 캠퍼스 여기저기에 내걸린 피투성이의 시체 사진들을 보고 자신이 기존에 인식하고 있었던 세계가 파열하고 그 틈으로 솟구치는 외상적인 리얼리티를 대면했던 것이다.

기존의 세계가 찢어지면서 등장한 사물은 그것을 서사화하는 특정한 시각과 맥락을 통해 받아들여지고 이해된다. 충격 속에서 뇌리에 떠오르는 "이 사람들은 '왜' 몸에 구멍이 나거나 머리가 부서져서 '죽은' 걸까?" 라는 의문에 대한 어떤 해답이 제시될 때, 그 해답이 놓여있는 하나의 맥락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맥락은 권위적인, 인민으로부터 격리되어, 인민으로부터의 통치를 수행하는 게 아니라 인민을 통치하는, 기존의 군사정권에 대항하여 민주주의를 요구했던 인민을 무력으로 제압한 지배 권력의 폭력이라는 개요를 가지고 있었다.

정부는 들끓는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알 수 없었고, 그 결과 시위를 조직하는 이들을 잡아내거나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이것은 다시 불난 데에 기름을 붓는 효과를 발휘하게 되었고, 인민의 주권을 요구하는 운동은 더욱 더 격화되었다. 그 격화된 요구는 다시 그것을 단순하게도 폭력으로 억누르려는 반복적인 시도와 부딪혔고, 광주의 참극은 이 반복되는 순환 속에서 터져나온 하나의 극단적인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굳이 광주에서 일어나란 법은 없었다. 시위의 격화에 대비해 군대의 투입이 준비된 지역은 비단 광주 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인민 주권에 대한 요구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라면 한국 내의 어느 곳이라도 광주가 될 수 있었다. 광주는 원래부터 민주화의 성지 광주였기 때문에 민주화의 성지 광주가 된 것이 아니라, 그 중대한 사건이 하필 터진 곳이 광주였기 때문에 민주화의 성지가 된 것이다.

아무튼 간에 광주에서 터진 그 사건은 민주화 요구를 폭발적으로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80년대에 처음으로 정치화라는 성장의 과정을 밟아 나가던 젊은이들의 배경에는 언제나 광주가 있었고, 이것이 그 시절의 정치화였다. 이것은 90년대 까지도 지속된 경향이지만, 이 '맥락' 의 핵심은 군사정권의 퇴진과 인민에 의한 정부의 수립이었고, 그것이 87년 체제의 수립을 통해 적어도 웬만큼은 납득할 수 있을만 한 성과를 거두면서 일단락 되었기 때문에, 이 정치화 형식은 90년대 내내 서서히 옅어져갔다.

90년대 후반 한국은 착실히 문화적 자유주의화의 길을 걸어 나가고 있었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이미 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부터 있어온 것이긴 했다. 그의 3S 정책이 그것을 드러내는 하나의 표식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사 정권이라는 당시 정부의 태생적 한계와 바로 그 한계를 극복하려고 했던 민주화 운동의 열기 때문에 80년대는 자유주의적 문화의 확산 보다는 민주주의라는 엄숙한 대의를 위해 투쟁하는 그런 성격이 훨씬 강했다.

그런 분위기가 일단락 된 이후인 90년대에는 자유주의화의 경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 서태지를 출발로 하는 신식 대중문화는 90년대에 만개했다. 일본 문화에 대한 개방도 90년대에 이루어졌다. 이 시기는 밝은 시기였고, 정치는 존재감이 희박했다. 물론 엘리트 대학의 인문대에서는 여전히 기존과 같은 운동권이 존재했고, 그들끼리의 역사 공부, 정치학 공부도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그것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쇠락하는 와중에 있었다. 90년대는 그런 시기였다. 이 시기에 십대 끝물 ~ 이십대 초반을 보낸 사람들은 일부를 제외하면 아마도 거의 정치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97년 구제금융 사태를 기점으로 한국의 정세는 다시 전환기를 맞게된다. 90년대의 분위기가 일종의 '상승세' 였다고 한다면, 2000년대의 분위기는 '하강세' 내지는 '침체기' 의 냄새를 풍겼다. "대학 가서 놀아라" 라는 말은 이 시기 들어서 점진적으로, 그러나 상당한 속도를 가지고 헛소리가 되어갔다. 가파른 성장의 시기에 대졸자고 고졸자고 간에 어지간하면 다들 번듯한 직장을 잡고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자신의 사유재산도 성장을 했던 시기가 끝났고, 젊은이들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도 엉덩이를 의자에 붙여야 했고, 대학에 가서도 여전히 엉덩이를 마음놓고 떼지는 못했다. 2002년 월드컵으로 한 번 들뜬 분위기가 된 적은 있었지만, 어떤 이들은 그 민족주의 성격의 강한 열기를 경제의 침체 경향과 맞물린 현상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다지 밝지 않은 인생의 전망으로 침울해져 있던 사람들에게 민족주의에 기반한 기쁨이 매우 큰 효력을 발휘했다고 본 것이다.

2000년대에도 90년대와 마찬가지로 정치는 여전히 옅은 존재감만을 갖고 있었다. 이 시기의 정치란 초등학생도 "국회의원은 전부 개새끼" 라는 말을 할 정도로, 사람들로부터 쓰잘데기 없는 싸움질로 평가되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90년대부터 200년대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정치화라는 과정을 거의 겪지 않았다. 80년대의 분위기와는 아주 분명한 대조를 이루는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90년대, 2000년대에 대다수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았다고 해도, 그 시절에 정치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전두환 이래로 정부에 대항하는 시위에 대해 가장 강력한 무력 진압을 집행한 정부였다. FTA 체결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데모가 번졌을 때 노무현 정부는 정책을 유보하는 대신 반대하는 농민들을 경찰력으로 진압했다. 이 와중에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고, 많은 경찰이 다치고 많은 농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기지 이전을 위한 평택 대추리 주민의 강제 퇴거 명령 집행 시에는 군대까지 투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노무현은 80년대의 정치화를 겪으며 성장하여 민주화 이후의 정부 속에서 절반의 주류 권력을 확보한 민주주의 세력의 사랑받는 아이콘이었고, 그 입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80년대에 피억압자의 위치에서 인민의 의지를 대변하는 위치에 섰던 세력은 87년 체제의 수립과 함께 절반의 정치 권력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이후 더이상 피억압자의 위치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성은 여전히 처음 만들어진 형식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고, 이러한 이들의 정신 상태는, 차후 구체적으로 다루게 될텐데,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의 현실 대응 능력의 약화를 초래하게 된다.

정치화의 공백기가 계속되다가 바야흐로 민주주의 세력이 강했던 지지를 잃어버리고 정치의 삭제와 경제의 전면화를 외쳤던 이명박의 당선을 지켜봐야 했던 해의 이듬해인 2008년, 주목할만한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미국 소 수입을 직접적인 계기로 하여 80년대 이후 유래없는 규모의 군중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80년대의 정치화 과정을 통해 정치화된 이들은 이것이 그들이 향수를 가진 채 그리워하는 옛 항쟁의 재 등장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이 요구했던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안전' 에 더 가까웠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80년대의 민중 항쟁이 하고자 했던 것은 기존의 군사 독재 정권을 퇴거시키고 그들의 정부, 즉 인민의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었지만, 2008년 시위는 오히려 기존 정권이 이념적 정당성이 없으므로 끌어내야 한다는 식이라기 보다는 '일을 제대로 하라' 는 요구에 가까웠다.

건강의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미국소의 반입을 하지 말아라, 건강보험을 민영화하지 말아라 등등. 당시에 얼마나 많은 유언비어가 퍼졌느냐 하는 건 이후에 다룰 것이고, 지금 단락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화의 양상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앞서 나는 90년대와 2000년대는 이렇다할 정치화라는 게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었다. 그 시기에 이십대 초반을 보낸 이들은 대부분 정치에는 거의 아예 관심을 두지 않고 지냈다. 그랬던 이들이 2008년 느닷없이 모조리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쏟아져 나온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안전이 보호받지 못한다고, 정부가 자신의 안전을 챙겨주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80년대를 통해 정치화된 민주주의 세력은 이 움직임을 자신의 힘으로 끌어들여 정권 재탈환을 하고자 했지만 그들은 연방 삽질만 했다. 아까 이들이 그들의 세계관으로 달라진 세계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들은 박근혜의 당선을 허락하고 말았다. 안철수 현상은 이미 시대가 바뀌어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더이상 민주주의 세력이 이나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민주주의 세력 (지금부터 간편히 민주세력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은 안철수 현상을 보고 침을 흘리며 안철수를 포섭함으로써 2008년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100만 인파를 자신들의 지지자로 끌어들이고자 했지만, 역시나 불발탄만 줄창 쏘고 말았다.

이들의 실패 이유는 내가 보기엔 매우 단순하다. 이들이 현실 파악을 못하기 때문이다. 2008년 거리로 쏟아져 나왔던 이들과, 거리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심정적으로 함께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이 그들 생각처럼 "민주화" 였다면 왜 그들이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지 못한단 말인가? 상황은 단순하다. 그 민중은 그들이 생각하는 '그 민중' 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것을 결국 이해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였고, 여전히 그래 보인다. 이들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면서 원인을 이상한 데서 찾았다. 콘크리트 보수론이니 국민개새끼론이니 하는 게 그런 정황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들은 80년대에 자신이 상대하던 그 적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못해 김대중, 노무현이 당선되던 시키보다 더욱 더 강력해 졌기 때문에 자신들이 밀리고 있다는 리얼리티 떨어지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80년대의 정치를 아울렀던 그 이념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옛것이 되어버리면서 형성된 새로운 세계는, 말하자면 본격적인 정치화 과정과 그에 따른 정치성이 결여된 '비정치성이라는 정치성' 이 지배하는 기묘한 공간이었다. 이 와중에 민주세력이든 해묵은 보수 세력이든 이런 흐름 속에 그들이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로 올라타고 있었는데, 그 단적인 증거가 정치의 악마화이다. 어떤 세력이든 정파를 막론하고 "~를 정치화 하지 말아라", "~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라" 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이 00년대 내내 텔레비전을 통해 보고 들을 수 있었던 정치전략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는 동안 이명박 정부는 나름대로 열심히 자신들의 '사업' 을 했다. 이명박은 사업가였다. 그리고 그는 국가를 사업 경영하듯 경영했다. 그것이 여기저기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사업체는 사회의 전체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사회라는 전체 내부에서 자신의 집단을 경영한다.

집합-사회 = U
집합-사업체 ⊂ 집합-사회

이런 구도라는 이야기이다. 사회라는 전체에 사람들이 있고, 사업체는 이 사람들 중 일부를 동원해 자신의 상품을 생산하고 그것을 다시 사업체의 외부이자 사회의 내부에 해당하는 공간 (이후 '사업체의 여집합' 으로 표현) 에서 판매하여 수익을 얻고, 이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이루어 내는 것이 '사업체의' 성공이다. 이 때 사업체가 집중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이지, 사업체의 여집합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삶이 아니다. 가령 사업체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다. 이 때 집합-사업체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은 사업체의 여집합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옮겨가지만, 이들은 그래도 여전히 전체집합(사회) 내부에 있다. 국가 정부는 사업체들을 포함하는 사회 전체를 Regulierung 하는 임무를 떠맡기 때문에 사업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운영될 수 없다. 인력을 내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떄문에 지금까지 자본주의 체제 사회에서 국가는 기업과 길항작용을 하는 관계에 있어왔다.

이명박은 탁월한 사업가였고, 사업가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상황은 신자유주의화의 상징이라고 여길만한 일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신자유주의화가 얼마나 많이 이루어졌는가 하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사업가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를 통해 국가는 기업이 되어버렸다. 기업이 노동 유연화를 원하는 게 아니라 국가가 노동 유연화를 원한다면, 노동 불안정성은 초음속으로 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에 따라,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고속 성장을 멈추고 침체기를 타기 시작한 한국 경제 상황 속에서 많은 젊은 사람들은 일종의 진퇴양난 상황 같은 것에 빠져들었다. 이들의 부모 세대는 경제 성장기를 살아왔고, 대학도 못 나온 자신이 이 만큼 해 냈는데, 대학까지 보내놓은 자식이 펄펄 날아다니지는 못할망정 취업 자체를 못하고 빌빌대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내 자식은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놈이고, 결코 자기가 했던 것과 같은 '낮은' 일을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모의 기대 또는 압박 속에서 '높은' 곳으로의 취업을 노리는 젊은이들은 하염없이 스펙만 쌓아간다. 그러나 안정된 자리는 경제 침체와 노동 유연화의 흐름 속에서 점점더 줄어만 가고, 이 절대적 자리부족이 해갈되지 않는 상황에서 모두가 스펙경쟁을 하는 동안 다들 지쳐가기만 한다.

뉴스에서 경기 침체 상황이 보도되고 중소기업에서는 일꾼을 구하지 못해 난리라는 이야기가 보도되면 나이 많은 세대는 혀를 차며 요즘 젊은 것들은 지 주제는 모르고 힘든 일을 안 하려 한다고 비판하지만 절대로 내 자식이 그 일을 하게 할 생각은 없다. '낮은' 직업과 그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무시와 천대는 이어지고, 이런 여론 속에서 이들에 대한 정책적 차원의 처우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구조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복지에 대한 반대다. 지가 못나서 못 버는 일 하는 것들을 왜 잘나서 잘 버는 사람들이 도와줘야 하냐는 식이다.

비교적 살만한 '고원 위' 와 고위험, 장시간, 불안정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고원 아래' 의 격차는 이러한 국민적 의식 속에서 해소되지 못한 채 고착화•극단화 되고, 젊은 사람들은 고원 위로는 능력이 안 돼서 못 올라가고 고원 아래로는 끔찍해서 안 가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부모가 자녀를 먹여살릴 수 있는 한계까지 미적거리게 되곤 한다. 이런 구조 속에서 2000년대 후반부터 퍼지기 시작한 루저 정서는 점점 더 확산된다.

물론 이 와중에 부모에게 기대서 목숨을 연명할 수 있는 젊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젊었든 늙었든 간에 일단 쌓아둔 재산이 없고 고원 위에 올라가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고원 아래에서 무시와 구박, 그리고 짜디 짠 급여를 받으며 일해야만 한다.

민주세력은 계속해서 이들의 지지를 얻어보려고 애썼지만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왜일까? 간단하다. 이들에게서 비전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자신들이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무지한 대중이 우파 프로파간다에 넘어갔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도착적으로 매달린다. 이미 사회의 기득권이 되어있는 민주화 세대는 "요즘 젊은 것들" 운운하면서 그들이 독재 이명박, 독재 박근혜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면서 동시에 "월급 올려달라는 소리 하는 것들은 가차없이 자른다" 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물론 모든 민주화 세대가 '성공' 하여 사회의 기득권이 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 그러나 이 세대의 성공한 이들은 열에 아홉 80년대의 정치성을 가진 이들이다. 안철수처럼 시위를 하거나 말거나 전공 공부만 했다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지금의 대학 교수 중, 승진에 성공해 회사에 남아있는 이들, 중소기업을 차린 이들 중에 그 때 그 시절 최루탄 연기 안 맡아본 사람이 어디 있겠나. 평균보다 훨씬 더 진하게 민주화 운동에 몸을 내덨졌던 이들 중 몇몇은 죽었고, 몇몇은 어려운 생활을 견뎌가며 여전히 정치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공하여 사회의 기득권이 된 이들도 죽은 이들과 인생을 내던진 이들에 대한 부채의식이라는 형태로든 그밖의 어떤 다른 형태로든 여전히 그들의 정치성을 유지하고 있는, 민주화 세대다.

낡은 세대가 헛물을 켜는 탓에 더 낡은 세력이 얼결에 정권을 차지하는 일이 벌어지는 동안 젊은 세대는 시궁창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 신세로 전락했다. 일부 성공 사례가 집중적으로 보도되고 개나소나 이런 저런 세대론을 펼치고 멘토링 강의를 하고 다니는 동안 변하지 않은 사실은 고원 위로 올라가는 데는 실패했지만 아직 추락은 하지 않은 어정쩡한 젊은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태백. 이태백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이 지점에서 80년대와 90년대, 00년대의 탈정치적 정치화의 시절을 지나 새로운 정치성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시절에, 이십대 태반을 이루는 백수들은 일베를 했다. 혹은, 다르게 표현하자면, 그들은 그동안 가시화되지 못한 채로 소리없이 점점 규모를 불리다가 예상치못한 형태 -일베라는 형태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쳐서 일단 여기서 잠시 끊습니다.-
추천5

댓글목록

구슬뫼님의 댓글의 댓글

구슬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닙니다.
요즈음 집권당에서 하는 일에 반대만 해도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면서 몰아부칩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쓰지 않고 북한에서 쓰는 낱말울 섞어서 쓰면 북한에서는 좋아 하겠지요.
반면에 남한에서 쓰지않는 낱말을 쓰시면 집권당에서도 양심세력을 탄압하는 빌미가 됩니다.
그러므로 '인민'이라는 낱말은 쓰지 아는 게 좋겠습니다.
만약에 북한쪽 언론에다 글을 쓰실때는 어울리겠습니다.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Leider kann ich momentan nicht auf koreanisch schreiben.

Vergiss aber nicht, dass in den 1980er Jahren viele Studenten den sogenannten NL und PD Gruppen angehörten, und welche Nachwirkung das bis in die heutige Zeit hat.

gomdanji님의 댓글

gomdanj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주 잘 읽었습니다. ㅎ

최근에 무슨 논문이 아니고 자기가 생각하는 지난 30년의 사회, 정치적 상황을 열심히 분석하여 편안히 읽을 수 있도록 한 글들을 못 읽었었는데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토론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겠지만 그래서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 다음이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달달님의 댓글

달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고 1,2년 내에 대학에 들어가셨던 아버지께는 거의 전교생이 참여하는, 시내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과별로 작전을 짜고 하는 시위에 자주 참여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반면에 90년대 초반에 대학생이셨던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로는, 그 당시의 운동권은 이미 대부분이 선배들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노래와 특정한 옷차림, 말투등의 고정된 이미지로 자리잡을 만큼 수가 줄어 있었던 듯 합니다. 확연한 차이가 있습니다만 두 분 모두 고등학교 때까지 현대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지 않으셨으니 정치화 과정은 확실히 대학교 때에 일어난 일이겠지요. 그리고 요즘 대학교에서는 그러한 정치화 과정을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희 세대는 정치화 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윗세대보다도 더 이른 시기에 정치화가 완료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국사는 늘 필수과목이었으며, 아버지 세대가 접했던 리얼리티를 다소 충격적인 그 당시의 사진과 세세한 텍스트로 '주입'받았습니다.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현대사를 파고들 필요도 없이, 그저 정규 교육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히 민주화 세력의 시각을 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우파들이 빨갱이 교과서가 애들을 망친다고 늘 불평하듯,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에는 한 반에서 두세 명을 제외하고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 정도는 좌편향 된 상태가 되었습니다. 즉, 일베는 분명 우편향된 성향을 보여줍니다만 그것은 인터넷 한정이라 할 수 있고, 주류는 어디까지나 전통적으로 젊은 세대가 그랬듯 좌파의 스펙트럼에 속합니다.
  따라서 일베의 우편향 성향은 진정한 정치화의 영향이라기 보다는 대체로 좌편향된 같은 세대 내에서 '자신은 다르다'는 허세를 보여주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베에 사회의 벼랑 끝에 내몰린 이십대 백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십대 회원 역시 상당수를 차지하며, 정치문제 이외에도 여성 혐오, 패륜, 범죄 등 사회가 경악할만한 온갖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들의 행각은 중2병 증상의 인터넷을 통한 집단적이고 적극적인 발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십대의 상당수가 '백수'가 됨으로써 부모로부터 독립하여 중2병에서 벗어나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정상적인 사회인이 될 기회가 박탈되어진 것은 문제입니다만 어떤 식으로 사회가 변화한대도 이들은 스스로 비주류가 되고 싶어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 추천 3

하품마렵다님의 댓글의 댓글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달님꼐서 말씀해 주신 것도 크게보아 정치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글에서 정치화라는 말로 가리켰던 것은 좀 더 좁은 의미의 정치화로써, 단지 수업에서 접한 이야기들을 기억하고 있는 것 정도가 아닌, 본격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 의 정치, 사회적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고 거기에 개입하고자 하며 그 과정에서 자신이 행동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이념적 토대를 형성해 가는 것을 가리킵니다.

역사시간에 근현대사 같은 것을 배우긴 하지만, 한 해에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이 10이라 한다면 그 중 5 정도는 조선이 끝나고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과 이후 민주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근현대사의 개요조차 잘 모르고 있을 겁니다. 나머지 5 중에서도 본격적으로 어떤 정치적 의사를 가지는 사람들은 또 일부에 불과할 거구요.

흔히 '노는 물' 이라고들 말하는 게 있는데, 대체로 사람들은 어느정도의 유사성을 가진 이들 끼리 교류하며 지냅니다. 멸요한 대조로는 이른바 일진이라고 하는 애들은 평민이라 불리는 애들과 교류가 적고, 성적이 높은 아이들은 학년이 높으면 높을수록 성적이 낮은 아이들과는 교류가 적어집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요즘은 거의 모든 고등학교가 평준화되었고 실업계 고교는 옛날보다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상위 15% 정도에 속하는 애들은 하위 60% 정도에 속하는 애들의 존재 자체를 잊자시피 하게 됩니다. 적어도 제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렇습니다. 제가 사용한 좁은 의미에서의 정치화가 아니라, 달달님께서 이야기하신 공교육을 통한 넓은 의미에서의 정치화도, 최소한 절반의 인구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볼 수 있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끝으로 '자신은 다르다' 는 허세라는 분석은 재미있게도 일베를 하는 십대, 이십대 초반 사람들이 거칠게 분류했을 때 진보로 불리는 성향을 보이는 또래집단에 대해서 내리는 판단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이어지는 글에서 또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시고 또 진지하게 자기 생각을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달님의 댓글의 댓글

달달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군요. 사실 저는 비평준화 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시에서 자사고 하나를 제외하고는 컷이 제일 높은 고등학교였습니다. 올해부터인가 평준화되었습니다만...생각해 보면, 예, 다른 인문계 고등학교의 학생들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도 안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학원에 가도 거의 반 전체가 같은 학교 학생들이었고, 중학교때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친구의 친구라 해봤자 다른 시의 외고 등에 다니고 있을 뿐이었으니까요. 더군다나 실업계 고등학교는 주변에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주변에서 목격한 것은 분명 과거사 뿐이 아니라 연관된 현대의 정치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훗날의 정치적 선택에 큰 영향을 줄 만큼 특정한 성향을 띠게 되는, 하품님께서 말씀하신 '좁은 의미의 정치화'에도 해당하는 과정이었습니다만, 생각해보니 그저 저희 학교 한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다들 그럴 거라고 막연하게 추측해서 개인적인 경험을 너무 일반화시켜 버린 것 같네요. ㅎㅎ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 1/3

하품님이 말씀하시는 정치적 사고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는 시점이 저는 91년도였습니다. 대학 1학년이 되었어요. 저와 학번이 같은 명지대 강경대 학생이 백골단의 집단폭행으로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전대협을 중심으로한 대학생들의 시위가 끊임이 없었고, 분노를 이기지 못한 젊은이가 급기야 사람들이 지켜 보는 앞에서 분신자살하는 사태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시기를 가리켜 '분신정국'이라 부르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저는 열혈 운동권은 아니었지만, 제가 참여할 수 있는 공간속에는 늘 들어 있었습니다. 민족해방이니 민중민주니 하는 노선을 고찰해 볼 겨를도 없었고, 한국 현대사를 공부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언젠가 엄마랑 손잡고 핫도그 사달라 보채던 바로 그 거리에서 동지들과 굳게 팔장을 끼고 전경들과 맞서던 공포. 당장 눈이 튀어나오고 숨막혀 죽을 것 같은 최루탄. 부모님께는 그냥 술마시다 늦은 것이라 위장하기 위해 일부러 소주 한 병 들이키고 들어가 웩웩거리던 소소하지만 굵은 가시처럼 박혀있던 자기기만. 대의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자위감을 싸늘하게 비웃는 F 학점들.

그런데 이십수년이 지난 오늘, 그 때 지구상에 태어나 있지도 않았을 것 같은 까마득한 후배 한 사람이 '하품마렵다'는 필명 달랑 내어 걸고 나긋나긋하게 정치화의 시기 운운하는 것을 봅니다. 그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안팍으로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 등등 그 실체에 대한 진중함이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그냥 이랬을 것이고, 저랬을 것이다 합니다. 당시의 학생들이 주류적 흐름에 동참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쉽게 추측하고 있습니다.

하품님은 '일베'를 설명해 내기 위한 배경으로 80년대를 이야기 한 것이라 그 시대를 세세하게 표현하지 않은 것을 압니다. 그러나 딴지를 걸고 넘어가자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시대를 잘 이해하고 있는 상태에서 굵게 넘어간 것인지, 아니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주장을 펼치기 위해 함부로 이용해 먹은 것인지.

한마디로 축약하면 '니가 뭘 알아?' 입니다. 단순한 질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답은 더욱 어렵습니다. 도발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품님과 허울없이 친하게 지내며 하품님을 아끼고 사랑하는 형님이라 가정하고 그 단순한 질문을 한 번 던져 봅니다. 미리 말씀드리건데 부디 속상해하지 마세요.

"하품. 얌마. 웃기지마. 니가 뭘 알아?"

혹시, 대답 한번 해 보시겠어요?
공부하시느라 바쁘실텐데 당장 너무 버거우시면 내버려 두셨다가 나중에 생각났을 때 한 번 건드려 보셔도 괜찮습니다.




追) 댓글 2/3 는 광주가 타겟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정황에 대해 간략히 말씀드리고, 댓글 3/3에서는 김대중-노무현 그리고 민주당관련한 제 생각을 간략히 부연해 볼 생각입니다.

  • 추천 2

하품마렵다님의 댓글의 댓글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떄를 안 살았으니, 읽고 듣고 한 것 외에야 더 아는 게 있겠습니까? (물론 그 때를 살았다고 해서 그 시절 일어난 일들을 다 알진 않겠지만...)

책이나 하나 추천해 주세요. 90년대 학생운동사 정리된 거 혹시 아시면요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요, 그때를 살았다고 해서 그 시절 일어난 일을 다 알 순 없어요. 그 어떤 책인들 완벽하거나 공정할 수 있겠습니까?

전 하품마렵다 님의 시각으로 조명한 정치적 노선의 현대사가 지금 가장 궁금합니다.

하품마렵다님의 댓글의 댓글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니면 살아있는 역사이신 친절한시선님 같은 분께서 그 때 그 시절 이야기를 풀어 봐 주셔도 좋고요. 더 생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때 대학생들은 어떤 이유로 거리에 나갔나요?

초롱님의 댓글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 친시님. 부탁합니다.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PS 헐, 이건 댓글 2/3, 3/3을 쓰시겠다는 친시님의 글에 대한 답글입니다.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품님, 다른 사.악.한 의도는 없었다는 점 부디 널리 이해해 주세요. 추천해 드릴 책은 딱히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도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한 번 풀어 볼께요. 지금은 하품님 이야기가 중심이니까요. 저도 무슨 그 당시를 대변할 수 있을만한 산증인 수준은 못되지만 비교적 또렷하게 그 시대의 중층적 상황들을 기억하고 있어요. 하품님 같으신 분의 노력이 좀 더 효과적으로 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미약한 지력으로나마 돕고 싶은 마음입니다. // 아, 그리고 저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충분히 되었습니다.

하품마렵다님의 댓글의 댓글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약 세상에서 일어난 일이 100이고 제가 알고있는 것이 그중 1이라면 제가 하는 이야기는 그 1 안의 일부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나머지 99 중 대부분에 대해 저는 내가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 조차도 알지 못할 거예요.

친절한시선님께서 그 99중 어떤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면 흥미롭게 읽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친절한시선님의 댓글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한 번 시도해 볼께요. 저도 세세하게 알진 못하지만 하품님이 흐름을 이해하시는데 작은 도움은 될 것 같습니다.

팬교주님의 댓글

팬교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을 읽은 기분으로 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일베라는 집단을 그냥 하찮고 자연스러운 모임이라고 봅니다.  어느 시대의 삶이나 쓰레기들은 존재합니다. 쓰레기가 잔뜩 모인 난지도 쓰레기 처리장엘 가서, 왜 여기 쓰레기들이 모인 걸까, 쓰레기는 왜 생겼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겠지만... 쓰레기는 자연스러운 결과물일 뿐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 삶의 자연스러운 스펙트럼이 생깁니다.  학교에서는 1등부터 꼴찌가 나오구요. (일베가 꼴찌라는 말이 아닙니다.  스펙트럼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1등들의 모임, 꼴찌들의 모임 등등이 나오게 되죠.  일베는 1등들의 모임이 아닌, 좀 다른 모임들일 뿐입니다. 뭐 꼭 루저라는 얘기도 아닙니다.

절대 그렇게 안살아야겠다는 생각들을 하며 살아가지만, 형무소에는 범죄를 일으킨 사람들이 가득하고, 도로에는 도로 교통법을 어기는 운전자들도 눈에 띕니다.  만약, 도로교통법을 어긴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인터넷 소사이어티가 있다면, 그곳에는 도로교통법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조롱하는 글들이 가득할 겁니다.  어떤 건 팩트이고 어떤 건 조롱이고, 어떤 건 얼토당토 않은 얘기들이겠죠.  가끔은 들어볼 얘기도 있을 테구요.

일베는 그냥그런 존재들의 사이트입니다.  다만, 결국 양지로 나오지는 못할 집단일 겁니다.  나와봤자 치기일 뿐, 금방 숨어야 하는 존재들...

* 지금 자투에서 한참 엉터리 글로 혼자 신이 난 사람에게 가장 큰 형벌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10년 쯤 후에, 자신의 글들을 다시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얼마나 스스로 부끄러울지.... 그런데 사실, 그런 형벌을 깨닫게 되기만 해도 괜찮아요.  10년 쯤 후에도 지금 그 글들이 떳떳하다 생각이 된다면?  그 인생의 코미디가 가련합니다.  일베를 한다는 존재들이 10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경우를 상상하시면 되겠죠.

  • 추천 1

4분님의 댓글의 댓글

4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족을 단다면, 베리는 일베성향을 가진 사람과도 대화의 장이 열리는 곳이라고 보는데요
문제는 당사자들이 진실하지 못하다는 겁니다 일베이거나 일베 회원은 아니더라도 그와 같은 성향을 가졌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본 입장을 밝히는 것이 대화의 시작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애국과 민주를 말하는 척하면서 독재를 칭송하고 천암함을 걱정하는 척하면서 세월호를 공격하는 식입니다 그 뛰어난 이중성에 가끔 감동을 하긴합니다^^

  • 추천 2

초롱님의 댓글

초롱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에 있었다면 76학번이었을 저는 1974년 고2 때 독일에 왔습니다. 그때 유신이 한창 발악을 할 때 저는 조국을 떠나와 일신의 안녕을 도모하며 살면서 국내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해주신 분들께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또한 그 이후로 시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대해 열등감, 답답함을 느끼고 있어요. 

그런 제게 하품님의 원글, 달달님과 친시님의 댓글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정작 글 쓰시는 분들은 상상도 못 할 거에요. 책으로 읽는 것보다 이렇게 여러 분들이 생생하게 겪고 느낀 바를 함께 그려주시는 그림이 더 가치 있어요. 또 누가 여기에 자기 시대의 경험담을 보태주실지...두근두근 기대합니다.

감사 드립니다.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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