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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7불가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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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20 15:18 조회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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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민전(민주주의 민족전선) 경남도의장 윤일이 46년 815행사 주최권을 군정에게 빼앗긴 후 미국군정의 속내를 간파하여 쓴 글 '7불가사의'입니다.


1. 카이로, 얄타, 포츠담 등 국제회담이 있을때마다 조선해방을 공약하여 놓고 1년이 지난 금일 과연 해방이 왔는가? 해방은 커녕 궁박이 심해졌다.

2. 미소 양국이 남북선에 진주할 때 정부수립을 몇 번이나 선언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왜적도 없고 치안도 안정되었는데 양군은 의연히 주둔하여 정부수립의 계획을 수행치 않는다.

3. 다 같은 공약 밑에서 진주하였다면 일방은 행정, 사법, 검찰권을 즉시 조선인에게 일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은 왜 군정을 실시하는가?

4. 국제노선이 민주주의인 이상 조선에도 역시 민주주의 과업을 달성시켜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집회, 결사, 출판에 관한 자유를 구속함은 무슨 까닭인가?

5. 전시 중 연합국을 직간접으로 원조하는 반일투쟁에 생명을 걸고 싸우던 진정한 애국자와 진정한 민족주의자를 다시 감시, 압박, 투옥하고 미-영을 저주하며 일제에 협력하여 전쟁연장에 사력을 다하고 미-영타도에 광망하는 전범 민족반역자인 친일파 무리들을 등용함은 무슨 의도인가.

6. 민주실행전제로 우선 읍, 면장 군수까지 민선을 지시하여 놓고 파면하고 관료전정을 함은 무슨 이유인가.

7. 삼상결정은 미국무성의 정책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탁반대의 구호로 천하를 소용케 함은 시이불견, 청이불각하는 태도를 취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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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오늘 이른바 부정부패의 소용돌이를 만난 기분입니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골자를 한 번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번잡한 사변들을 한겹한겹 지워나가다가 위의 7불가사의를 발견했습니다. 아래의 논문에 들어 있습니다.

민주주의 민족전선 연구 -경남민전을 중심으로-
박 철규 

http://db.history.go.kr/download.do?levelId=kn_096_0070&fileName=kn_096_0070.pdf

이것이 70년 전 선조들의 정세인식입니다. 윤일의 개인적 성토가 아니라 대중적 인식이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은 경남의 여러 지역들에 집중해서 쓰여진 것이지만, 그 이외 지역이라고 인식수준이 경남만 못했을리 없습니다. 김구를 중심으로 한 임정인사들은 조선민의 풀뿌리 민족전선열망으로부터 독립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어야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랬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아집' 어쩌면 이것이 조선민들이 김구에게서 받은 인상이었을지 않았을까요.

저 7불가사의의 외침이후 오늘까지 입니다. 70년 전의 저 물음 앞에서 나는 오늘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그 시절 인텔리들이 세계를 보는 눈은 정확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계몽주의자 집단속에 갖혀있지 않고  인민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현대사의 수많은 질곡을 뛰어넘어 그 어른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끊어지지 않은 역사의 동아줄을 붙잡은 느낌이라 할까요. 잊지 않는다면,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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