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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열정 그리고 자본!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576회 작성일 15-08-31 22:16

본문


끊임없는 도전, 열정적인 노력, 다 자본이 환영하는 구호들입니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말이기도 하고요. 자본은 사람들이 더 열정적으로 일하고, 더 활발히 소비하기를 바랍니다. 위 광고의 끝에는 Just do it 이라는 '명령' 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워 보이리라 사료되는 문구입니다. 저에게는 좀 징글맞아 보이지만 말입니다.

저스트 두잇, 이 명령은 삶에 대한 회의에 빠져 달리기를 멈춰 버리거나 실존적 고민에 몰두하느라 레이스를 멈추지 말고 계속 뛰라고 재촉하는 것 처럼 들립니다. 어딜 향해? '꿈' 을 향해 뒤어야죠. 꿈! 이 역시 아마 많은 이들에게 아름다워 보이는 낱말이겠죠.


저는 자본이 자연과 닮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러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서 자연은 '어머니 자연' 으로 불리고, 각종 자연 재해는 인간이 자연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그에 따른 자연 재해의 발생) 인과응보로 발생한 일이라는 관점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자연은 어머니의 자애로움 따위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어느 날 우주에서 작은 운석이 감염시 치사율 100% 인 무서운 바이러스를 지구에 가져와서 인류가 절멸한다면 이 잔혹한 일 또한 자연적 사건입니다.

이런 일이 생기면 인간은 어떻게든 바이러스를 격퇴하고 생존하려 애쓸 것이고, 바이러스 또한 변형을 거듭하며 백신에 맞서게 될 것입니다. 바이러스가 의지를 갖고 있든 아니든 간에. 이 생명성이 자본이 우리에게서 원하는 활력과 닮아있지 않습니까? 위협 요소와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고자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부여한 속성이라면, '성공' 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경주하는 것은 자본이 우리에게 부여한 속성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생명성과 반대로, 이 모든 노력들과 그 노력에 의해 지탱되는 삶이란 것에 어떤 의미가 있냐는 그런 회의에 빠져드는 것 또한 인간의 속성이겠지만, 이는 생명성 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속성 같습니다. 식욕도 잃어가며 회의의 늪에 빠져드는 인간의 모습은 마치 죽음으로 다가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무수한 고통을 이겨내며 살아남고, 교미를 하고, 새끼를 쳐 종을 살아남게 하는 것, 이것은 인간이 다른 모든 생물 종과 공유하고 있는 특성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왜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계속 이어나가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여전히 나와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것은 마치 우울증으로 통하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자주 개똥철학 한다고 놀림받는 무능하고 회의적인 사람들은 오늘날 환자로 진단되곤 합니다. 병명은 우울증입니다. 지속적인 우울한 기분에 빠지는 것이 '비정상' 이라고 보는 시각은, 현재의 세계를 우울해질 이유가 없는 세상으로 간주합니다. 그렇게 전제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우울한 기분에 시달리는 것을 비정상으로 규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불가능해 집니다.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단정짓기 때문에 우울함이 당연하지 않은 일, 즉 우울'증'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약물로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고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어쩐지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연상케하는 찜찜함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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