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포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커뮤니티 새아리 유학마당 독어마당
커뮤니티
자유투고
생활문답
벼룩시장
구인구직
행사알림
먹거리
비어가든
갤러리
유학마당
유학문답
교육소식
유학전후
유학FAQ
유학일기
독어마당
독어문답
독어강좌
독어유머
독어용례
독어얘기
기타
독일개관
파독50년
독일와인
나지라기
관광화보
현재접속
679명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 타인에 대한 약간의 배려 말고는 자유롭게 글을 쓰시면 됩니다. 어떤 글이든지 태어난 그대로 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열린 마음>(타인의 흠결에 대해 관대하고 너그러움)으로 교감해 주세요. 문답, 매매, 숙소, 구인, 행사알림 등은 해당주제의 다른 게시판을 이용하세요. 이런 글은 게시판 사정에 따라 관용될 때도 있지만 또한 관리자의 재량으로 이동/삭제될 수도 있습니다. 펌글은 링크만 하시고 본인의 의견을 덧붙여 주세요.

노력, 노예적 힘쓰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41회 작성일 15-09-01 10:39

본문



비판적 사고 능력이 아직 계발되기 전인 어린 시절, 우리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말들을 그저 흡수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비판적으로 자기 자신의 사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이 갖추어지고 나서는 그런 수동적이기만 한 입장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이 여지껏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던 생각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게 됩니다.

노력! 열심히 노력하는 삶이 마치 당연한 것 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서가 되었건 노력을 해야하며, 그것이 바람직한 태도라는 생각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자명한 것은 아닐 지도 모릅니다.

이 악물고 애를 써야 하는 것은 노예들이었습니다. 왜 노예들은 노력해야 했을까요? 동어반복이지만, 그들이 노예이기 때문이었지요. 그들은 노력을 해야만 했습니다.

무엇무엇 해야만 한다, 이것은 노예적 입장입니다. 자유인은 무엇무엇을 합니다. 그러나 자유인에게 해야만 하는 것은 없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단순한 생각만으로 자유인과 노예를 가르는 것이 가능했을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날, 사정은 복잡합니다. 사람들은 노력하기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입장에 놓입니다. 분명 사람들은 노력따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빈둥거린다고 해서 누가 감옥에 잡아넣거나 채찍질을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 나름의 목표와 방향에서) 노력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았을 때 이제는 더이상 주인의 질타가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저는 이런 노예적 입장이 인간이 처한 본래적 상황이고, 기존의 자유인이라는 것은 노예를 둠으로써만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사람이 홀로 오지에 뚝 떨어진다면 이 사람을 살기위해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며 먹을 것을 찾고 얼어죽지 않기 위해 옷을 만들고 거처를 지어야만 할 겁니다. 그게 힘들고 귀찮다고 내팽겨 치려면 이 사람은 죽음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이러한 원시적 조건은 우리의 현대적 삶의 조건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은 사람답게 살기 위해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실업자가 되어 사회의 쓰레기로 나뒹굴게 됩니다.

그러나 인간을 노예와 비노예로 나눈 후 삶을 위해 필요한 노동을 노예에게 일임한다면 비노예들은 노동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노동을 노예 계급이 아니라 기계에게 맡겨버리는 것은 인간의 –특히 노예계급의– 오랜 꿈이었겠지요. 지금 그것은 상당부분 실현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달로 생산력이 과거보다 어마어마하게 향상된 지금도, 물질적 풍요의 측면이 아니라 노동생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사람들은 옛날 노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18, 19 세기 유럽의 노예들보다는 지금 노예들의 사정이 훨씬 낫긴 하지만,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건축에 동원되었던 노예들도 집안 행사나 감기 등으로 휴가를 얻어 쓸 수 있었던 걸 보면 노동이라는 점에서 볼 때 사람들의 상황은 수천년 전부터 대동소이하지 않나 싶습니다.

생산이 늘어난 만큼 소비도 늘었기 때문에 그런 걸까요?

반드시 그것 때문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인간이 더 적게 일해도 되기 떄문에 즐거워야 마땅한데, 묘하게도 기술이 좋아져 생산활동이 자동화되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을 걱정을 하게 됩니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더 편안한 생활로 직결되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일 겁니다.

추천2

댓글목록

anpigone님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근히 동감하는 부분이 있어서 답변 달게되네요..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구직의 경우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이라는 태도가 가장 좋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면 괴상하게도 십중팔구 취직이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사람은 취직하고자 죽어라 노력하고 뭐 이 회사에 목숨까지 바칠거 같은 태도를 보이고 그러는데,  글쎄요.. 저도 좀 노력해본 적은 있지만 이상하게도 노력할 때보다 "싫으면 관둬라" 하는 느긋한 태도를 보일 때 저를 더 붙잡더군요. 
몇년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데로 옮기고 싶어서 다른 회사에 면접 보러갔는데요, 저보러 이 회사의 철학이 뭔지 아느냐는 질문에 "저는 저의 철학을 더 중요하게 여겨요".  그러자 당신의 철학이 뭐냐는 질문.  (그걸 낸들 알아야 말이죠) 답변: "그걸 알면 여기에 오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등 모든걸 성의 없이 얼렁뚱땅...  그리고 헐~ 망쳤다 생각했는데, 희안하게 1주 후 "함께 일할 생각이 있느냐"고 전화가 오더군요. 그래서 뭐. 한번 해보자.. 그러고 일을 시작한게 저의 현재 직장이 되었네요.
혹시 저보러 뭔가 실력 있으니깐 그런거 아니냐, 뭐 이런 말씀 하지 마세요. 제가 보기엔 죽어라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거 보담 scheiss egal~  이게 더 효과있는거 같아서 한번 해보시라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 추천 1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직장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했어요. 면접 볼 때도 겉으로는 여유있는 듯한 면접용 표정과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그것도 결국 죽어라 잘 보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할 수 있죠. 물론 회사에 목숨까지 바치진 않을 것입니다. 반면 나와 가족 그리고 내 주변 많은 이의 사활을 걸고 세상과 부딛고 있다는 비장한 마음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나의 바깥으로 부터 오는 압박에 짓눌리고 찌들려서는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결과론적 성찰이 아닌가 싶어요. 노력을 하든 '샤이세 에갈'을 외치든 아니면 아침마다 춤을 추든 ( <--- 저의 방법. 아침에 다리를 건너갈 때 마다 스텝을 밟았음. 속으로, "울지마라, 울면 죽는다"를 되뇌면서. ㅋㅋ)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일단 자신을 바깥으로 여는 것이 포인트가 아닌가 싶군요. 

... 댓글이 좀 그렇지만 ... 이왕 아침에 시간내서 쓴 거 입력 클릭.

sonnenblumen님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앗, 저는 다행히 노예가 아닌 모양이에요^^

저도 안피고네님과 비슷한 것 같아요. 아마도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에 채용되지 않으셨을까 싶은데요ㅋㅋㅋ

제가 요즘 scheiss egal~이에요. 유월부터 수입이 없어서 앞으로 몇 달을 버틸 수 있을까?를 수시로 계산해 보면서 어제 오랜만에 채용 공고를 뒤지다가 한 군데에 지원했는데, 그야말로 scheiss egal~~~ 되면 좋고 안되도 그만, 아니 그만이 아니고 당근~ 나이 때문에^^

Noelie님의 댓글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독일에서 누구는 면접시험 때

"당신 우리회사에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무엇이오?"

라는 질문을 받고

"당신의 상관이  되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고 붙었답니다용. (어떤 여자 저널리스트가 쓴 책에서 읽었는데 정말인지는 모름)

친절한시선님의 댓글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당신들에게 연역과 귀납을 가르치는 것이오."

라고 대답하고 붙었어요. (장난 같지만 정말이에요.)

[자유투고] 자유·토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150 Anerkennu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11:18
17149 Gentilly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9 03-27
17148 김밥zzz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7 03-23
17147 Vitter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4 03-22
17146 아트지은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9 03-16
17145 GregLe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9 03-15
17144 평화평등창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7 03-02
17143 평화평등창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3-02
17142 brigh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6 02-25
17141 willoo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80 02-20
17140 사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0 02-16
17139 Giacomole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2-15
17138 Laymedow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2 02-14
17137 sxye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6 02-12
17136 사부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9 02-12
17135 평화평등창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2 02-12
17134 베니스의왕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7 02-11
17133 뉴으우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0 02-10
17132 bright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7 02-10
17131 방황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7 02-08
게시물 검색
이용약관 | 운영진 | 주요게시판사용규칙 | 등업방법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비밀번호분실/재발급 | 입금계좌/통보방법 | 관리자문의
독일 한글 미디어 베를린리포트 - 서로 나누고 돕는 유럽 코리안 온라인 커뮤니티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