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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Festeinstellung

페이지 정보

작성자 silvertid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6,411회 작성일 10-07-31 15:59

본문

그동안 운이 좋았던 건지 이제 어느정도 안정된 일을 손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요즘 독일의 실업율도 떨어지고 경제도 회복세에 있다고 하지만 제가 자체적으로 알아본 결과 아직은 이게 최근의 유럽의 제정위기로 인한 유로화 약세에 의한 공장가동률 증가와 수출 경쟁력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이제 추세적으로 유럽의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는지는 좀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듯 합니다.

요즘 다시 유로화가 강세로 접어들고 있고 달러인덱스도 다시 떨어지는 상황을 보면 다시 유럽의 경제 회복세가 꺾일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므로 제가 경제학도는 아니더라도 눈 똑바로 뜨고 상황을 주시해야 할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나 지금의 시대상황에 대해 할말 다 하자면 여기 지면을 다 할애해도 모자랄것 같고 여기 베리에서도 이런데 대한 글들이 많이 올라오니 이런데 대한 얘기는 기회가 오면 한번 제 좁은 식견이나마 갖고 토론에 참여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그동안 인력 소개업체를 통한 H&M일을 해왔고 이건 하루 6시간짜리 일이었습니다. 이게 매달마다 마지막주는 일이 없다보니 아무리 아끼면서 산다 해도 제가 어학을 비롯해 모든 생활에 필요한 돈을 이 일을 통해 다 충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투잡을 한번 알아봐야 하나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여기 일은 아침 일찍 6시에 출근해서 그날 입고되는 물건들 정리하는 일과 세일상품 있으면 가격표 상품에 박아넣는 일이었는데 처음엔 말 못알아들어서 일하기 힘들었고 이러다 잘리는거 아닌가 눈치 많이봤고 어떻게든 남들보다는 일처리 빨리 하려고 아둥바둥 거렸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한 1주 지나니까 적응되고 그곳에서 쓰는 일에관한 용어도 적응되어 일에대해 물어보기도 하고 설명도 할수 있었고 그 이후로는 아무 문제없이 막힘없이 일할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을하며 시간이 가고 나니 또 마지막주가 오고 일이 없을 시기가 찾아오는데 인력 소개업체로 부터 반가운 전화 한통이 왔습니다.

다음주 부터는 스파게티 만드는 공장으로 출근하라는 전화였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 일은 단지 1주일 짜리 일이고 H&M 측에서도 당신이 일하는걸 맘에들어하니 1주일 뒤엔 다시 H&M으로 출근하라더군요.

네시간짜리 파트타임 일이었습니다...

출근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기계를 다뤄서 스파게티 면발을 만들거나 아니면 포장되어 나온 제품을 정리하는 일을 하고 있더군요...

첫날 출근했을때 다른사람들은 다 일을 배정받아서 일하는데 저는 기계 한대가 그날따라 고장나는 바람에 일을 배정받지 못해서 눈치만 보며 기다리다 간혹가다 도와줄거 있으면 눈치껏 빨리 움직여서 다른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드디어 제게도 일이 배정되었습니다.

파스타 박스가 포장되어 나오면 그 완제품들을 날라다가 팔렛트에 쌓아 올리는 일을 시키더군요...

순간 머릿속엔 '줄 잘못섰다' '계속 뺑이치겠구나, 젠장' '한국 있을때 부터 이놈의 일복은 넘치네...'

그도 그럴것이 제 동료는 그냥 라인위에서 공정에 따라 오는 박스를 그냥 테이핑 처리하는 기계로 넣어 포장을 끝내거나 또는 박스 포장을 위해 개별 면발 봉지를 기계에 넣는 상대적으로 쉬운일을 하는데 저는 허리도 쓰고 무거운 박스를 드니 어쩔수 없이 저도 사람이다 보니 그런생각이 납니다. 한국에서 하던것에 비하면 아주 편한수준의 일이지만....

어쨋든 이렇게 일을 하고 나니 시간이 금방 갔고 옷을 갈아입고 작업복과 안전화를 주섬주섬 챙겨서 담배 한대 태우고 공장문을 나설려는 찰나였습니다.

'야 너 일안하고 어디가냐'

소리가 들린쪽으로 고개돌려보니 아침에 봤던 사람이고 아침에 일하던거나 하는 행동을 봤을때는 적어도 작업반장급은 되어보이던 사람이더군요...

저는 '인력파견업체 어디어디로 부터 온사람인데 업체와는 파트타임으로 얘기되어서 일하러 왔습니다'

그러자 그는 한번 피식 웃으면서'이 회사에는 무조건 풀타임 아르바이터가 필요하지 그런거 없다'

그래서 저는 ' 그래도 제 근로계약서는 파트타임으로 되어있고 풀타임 일을 하려면 계약서를 풀타임 계약서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럽니다'

그는 '그냥 상관없이 계속 일해도 되고 니가 원하면 이번주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계속 일할수 있다, 내가 한번 너네 파견업체랑 얘기해보겠다, 일단 파트타임 계약서라도 추가수당 다 붙여줄테니 일하고 싶으면 일해라'

저는 ' 그럼 이번주만이 아니라 그냥 계속 일하고 싶고 그렇게 해주셨으면 하고  일하러 다시 올라가겠습니다'

'Sehr gut'

이걸로 대화는 끝났고 그로부터 이틀이 흐른후 festarbeiter가 될수 있었고 보통의 zeitarbeiter들이 쓰는 어디서 일했고 언제부터 언제가지 일했는지 여부를 기입해 파견업체에 제출하는 카드를 쓸 필요 없이 회사의 출입증을 받아 손에 넣을수 있었습니다.

어떤회사인지 상호명은 안밝히지만 뮌헨에 있는 공장이고 스파게티 만드는 곳인데 독일회사입니다. 스파게티라고 이태리식 제품이름을 쓰거나 하진 않고 슈퍼마켓에 가면 쉽게 찾으실수 있는 제품입니다.

좀 운이 좋았던 편입니다.
만약 그때 작업반장급은 되어보이던 그 사람이 집에가던 절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퇴근했었더라면 저는 진짜 이 일이 일주일 짜리 일인줄 알고 달랑 일주일만 일하고 다시 항상 매월 마지막주면 일이 없는 H&M으로 다시 가서 불안에 떨며 일해야 했을겁니다.

사실 근로계약서도 풀타임으로 바꿔야 하는데...

이건 파견업체에서도 풀타임으로 바꾸려면 퀸디궁이 필요해서 해줄려고 하질 않더군요. 동료들은 원래 여기가 그렇다고 그냥 파견업체 말고 제가 일하는 공장에서 festjob이라면 신경쓸거 없이 일하면 된다고 하는데...

사실 뭐 계약서 하나 바꾼다고 해봐야 요즘같은 불안한 시기에는 어딜가나 파리목숨인건 똑같아서 저도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습니다...

차라리 저러느니 휴식시간에 다같이 모여 담배필때 공장의 작업반장이나 관리자급하고 쇼부를 치는게 낫습니다.

'인력 파견업체 통해서 사람쓰면 한달에 업체에 돈 얼마씩 주고 사람 갖다쓰냐' 라고 물어보고 차라리 그돈 파견업체 통하지 말고 직접 나하고 계약서 쓰고 나한테 주면 지금보다 일 더 열심히 하겠다고 하거나 그돈에서 한 200유로만 적게 저한테 직접 주면 더 일 열심히 하겠다고 쇼부보는게 낫습니다...

한국에서도 현장에서 가끔 이렇게 합니다.

지금처럼 일해봐야 일은 일대로 힘들게 하고 용역업체나 인력 파견업체 사장 배불려 주는일 시키는거지 뭐 솔직히 세금내고 낼거 다내면 돈도 얼마 안되어서 한번 저렇게 쇼부볼 계획입니다.

한국공장에도 요즘 현장 생산직 근로자는 대부분 저런식으로 용역이나 파견업체로 부터 비정규직을 쓰고 노동자 입장에선 일은 일대로 하고 파견업체 사장 배불려 주는 좋은일만 시키는 꼴인데 일은 안하면서 손도 안대고 코풀려는 저런 업체들을 저는 한국에 있을때 부터 좋게 보던사람이 아니라 계약서를 바꾸느니 차라리 공장 관리자하고 쇼부를 봐서 파견업체 소속이 아닌 직접고용으로 만들려고 한번 노력을 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정말 보람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보람보다는 미래에 대한 생각, 이곳에서의 대학 진학에 대한 생각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오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독일온지 약 3개월 반동안 이런저런 힘든일도 많았고 일 구해서도 눈치 많이보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던게 사실이고 이제는 여기서 저에게도 길을 묻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하니 이제야 관광객 티도 조금씩 벗어나가고 진짜 독일생활이 시작되는 기분입니다.

유럽의 노동시장이 아무래도 본래의 이민국가인 곳들보다는 폐쇄적일수 밖에 없고 독일같은 경우도 인력공급 과잉국가인데다 호주나 뉴질랜드 캐나다 같은곳과는 달리 워킹홀리데이 관련 프로그램이나 일자리 알선프로그램도 없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와서도 현지인이나 이곳 이민자들과 똑같이 정보를 알아보고 경쟁해서 노동시장에 진입해야 합니다.

원래 남의집에 들어가 남의 숟가락 밥그릇 빼앗는게 힘든것인만큼 처음에 힘들어도 실망하지 마시고 계속 이것저것 시도하시다 보면 방법이 보일것이라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력서 쓰는거나 motivation쓰는것까진 어떻게 가르쳐드릴수 있어도 개인이 가진 직업적 경력이나 독일어 같은 세세한 부분들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수 밖에 없고 이런데 따라서도 일을 쉽게 구하나 그렇지 못하냐를 크게 좌우하므로 정답을 닥 짚어서 말씀 드리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당연히 힘들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니 방법은 분명히 있습니다. 물론 독일어를 아예 못하신다면 힘들수 밖에 없다는 말씀도 아울러 드리고 싶습니다.

이력서 쓰는 것이나 일자리 찾는것은 밑에 제가 썼던글에 있던 방법대로 하시면 단순직종의 경우 문제는 없을것이고 motivation을 쓰실경우 왜 이 일을 하시려 하고 자신의 어떤 경력이나 어떤면이 이 직종과 맞고 잘할수 있으실지에 대해 쓰시면 됩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오신분들 힘내시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힘들다고 일자리를 찾거나 도전하시는 일을 멈추시진 않아셨으면 합니다.
추천3

댓글목록

왜요님의 댓글

왜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워킹홀리데이로 독일에 오지도<BR>일자리를 찿지도 않지만 님의 글 늘 흥미롭게<BR>잘 읽고 있습니다.&nbsp; <BR>festeinstellung 축하드려요.

Aporie님의 댓글

Apo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r><span class="mw_basic_view_name"></span><span class="member">silvertide</span>님은 개인적인 경험임에도 글을 참 객관적으로 쓰시는군요.<br>마치 부품 조립을 위한 한 설명서를 읽는 느낌이랄까요. <br>이런 글을 좋아하니 종종 글을 올려달라하면 무리한 부탁일는지요..^^<br>고정직이면 이제 정직원이라 해야합니까.. 축하드리구요. 좋은 하루 되십시요. <img src="http://www.berlinreport.com/geditor/emoticons/25.gif" border="0"><br>

  • 추천 1

스누피님의 댓글

스누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silvertide님<BR><BR>열심히 살아가는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 아릅답습니다.<BR>모쪼록 원하시는 바가 이루어지길 기도드리며,<BR><BR>혹여 뒤셀도르프쪽으로 행차하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만나뵙고 쐬주 한잔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BR>빈말 아니니 꼭 연락주세요. ^^&nbsp;<BR><BR><BR><BR>

Aporie님의 댓글의 댓글

Apor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br>딴 뜻은 아니옵고...저도 열심히 살아갑니다. <br>뒤셀도르프쪽으로 갈 땐 연락드리겠습니다. 쐬주 마셔본 지도 참 오래되었고 아무도 제 집에 쓰레빠신고 안 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br>미리 감사드립니다. <br>

스누피님의 댓글의 댓글

스누피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왕 오시면 silvertide님과 함께 오셔서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 보여주시기 바랍니다.^^<BR><BR>청바지입고, 슬리퍼신고 오셔도 상관 없습니다.<BR><BR>그때까지 건강하세요.

silvertide님의 댓글

silvertid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실 처음&nbsp;글 올리기 전에는 이건 유학일기도 아니고 워킹홀리데이 관련글이라 참 많이 망설여졌던것도 사실인데 많은 분들이 글 잘 읽고 계시다니 저도 다행스럽고 기쁩니다.<BR><BR>앞으로도 틈틈히 글 올리고 한번 워킹홀리데이 관련 글들을 싹다 정리해서 어떤 게시판에 올려야 적당한지는 모르겠지만&nbsp;한번 올려봐야 겠단 생각도 듭니다. <BR>많은 분들의 격려와 기도 감사하고 저 역시도 이곳 독일에서 열심히 살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BR><BR>저 역시도 그동안 이것저것 하고 문제 생기면 처음에 어리버리하고 뭣 모르면서도 해결하러 다니느라 바빠서 인간관계를 잘 신경쓰지 못해서 저 역시도 시간이 되면 Aporie님과 스누피님과 같이 쏘주한잔 하고 싶고 뒤셀도르프쪽으로 갈일 있으면 연락 한번 드리겟습니다.&nbsp;한국인으로서 정말 여기계신 한국분들 뿐만이 아니라 독일인들과 그외의 국가출신의 이민자들 에게도 근면하고 성실한 모습 보이고 싶습니다. 어른세대들이 처음 이곳에서 광부나 간호사로 오셔서 그렇게 하셨던것 처럼...<BR><BR>그리고 종종 글 올려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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