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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 일기·수필·문학 - 유학 일기 외에 사는 이야기 혹은 직접 쓴 시와 소설을 게재하는 곳입니다.

유학일기 위태위태한 나의 통장이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4,831회 작성일 13-10-16 02:40

본문

안녕하세요,

즐거운 학기의 시작.
하지만 실직?!이라는 재정적 위기에 놓인 유학생입니다.

사실 실직은 아니지만 거의 지금 일을 강제로 잘린 상태에 놓여있어요.
그냥 저는 계약상 레스토랑에 존재만 할 뿐..
단지 가게에 밥먹으러 가면 직원 할인 받는 존재일 뿐.. 또르르..

1년 전, 처음 이 가게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 당시 시급은 10유로였고
(이 도시가 대체로 7,5유로 괜찮으면 8유로 받는데 10유로면 상당히 쎘었죠.
하지만 당시에 팁을 따로 받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저는 새로운 계약서로 계약을 해서 8유로를 받는 대신 팁까지 가져가는 형식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다른 일하는 사람들도 차차 이 계약을 해서 시급 8유로+팁을 받는 제도가 정착되었습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정말 가게가 자주 꽉꽉 차있고 주말에는 정말
물 마실 시간도 없이 종일 뛰어다녀야 겨우 일을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팁도 가장 많이 받은 날은 50유로 받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사장이 스시와 일본 전통 메뉴를 들이겠다고 무리수를 두더니
(가게 종류는 퓨전아시아음식점입니다.. 원래는 베트남 음식점이었는데 무리수를 두며 퓨전으로 바뀜.
아시아 음식점 하면 임비스 같은 곳을 상상하지만 일반적인 독일 카페겸 레스토랑이고 메뉴와 가격은 일반 임비스보다 좀 더 비싸요. 주요 고객도 독일인이고..)
아르헨티나 출신 15년간 스시 전문으로 스시를 갈고 닦아온 전문 인력에 돈을 투자하고,
(실력은 엄청 뛰어났습니다. 먹어본 스시와 롤 중 가장 맛있었어요.)
갑자기 인기 메뉴들을 싹 다 없애고 새 메뉴 도입, 가격도 팍팍 올리고.

결론은 지금 가게는 텅텅 비었습니다.
불쌍한 우리 스시 셰프는 이미 반년 전에 짤리셨습니당..
어차피 워낙 고급인력이라 여기저기서 찾는데가 많긴 하겠지만.. 나완달리.. 허어

지금 사장들은 늘어나는 빚에 비상,
저는 7월부터 들어오지 않았던 월급에 바닥을 드러내는 통장으로 비상
(그래도 정직원 동료와 꽤나 친해진 데다가 나름 오래 버틴 곳이라
들어오겠지- 하며 버틴게 벌써 10월 중순. 9월달에 단체로 항의하자 10월 중순에 돈을 지급한다 하여
계속 일을 하였어요.)

비상 비상 비상 아주 그냥 다들 정신이 없어져버렸어요.

그러던 어느날.....

사장이 우리 Schichtverteilung 시스템을 아예 바꿔버립니다.
원래 월간계획이었던 것을 주간계획으로..
그리고 2주 전 부터.
정직원(서비스팀 1명, 바에 2명) 외에 저를 포함한 모든 알바생들이 전혀 시간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이메일엔 기다리는 것이 가치가 있을지는 솔직히 확답은 못하겠지만,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내용이,
그리고 오늘 받은 세 번째 이메일에는
가게 운영이 잘 안되어 하루에 2명이 가게에서 일하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주말에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된다면 점심 시간에 같이 일하는 것은 고려해 볼 수 있다.
라는 내용을 보냈네요.

점심에는 바에서 일하면서 음식 준비도 같이 해야 하는데,
바리스타 교육을 한 번 받았지만 적성에는 맞지가 않아서(라떼아트.. 하아..)
그리고 개강 후 점심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결국 그냥 이렇게 끝났구나- 싶어서 오늘 다시 구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자리 구하는 동안은 그냥 그 레스토랑에 등록한 채로 있고
가끔 가서 직원할인이나 받으며 밥이나 먹을 생각을 하며..

근데 왜 개강 후엔 이렇게 일자리가 다 사라져있는지..
몇 안되는 일자리. 있는 곳 끌어모아 메일을 돌리고
구인광고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평소에 봤을 때 괜찮아보이는 레스토랑에 따로 문의 메일도 보내보고
대학 내 카페에 낼 지원서와 이력서를 작성하고......

하는데 왜 이리 서러운지.. ㅠ

그리고... 오늘 친구 생일선물 사러 갔다가 카드결제가 안되기에 혹시나 해서 은행에 갔더니
웬걸 잔고가 1유로더라구요. 당장 밥 먹을 돈도 없어져버려서 큰 충격을 받고
그길로 바로 레스토랑으로 직행,
이게 어찌된 일이냐 왜 오늘도 월급이 안들어왔냐 하니
세금 문제 때문에 통장으로 한번에 지급할 수 없었다며
그동안 밀린 약 천유로 정도 되는 돈을 현금 지급을 해주네요.
아니 진작 말을 해 주던가, 그럼 월 초에 진작 직접 받으러 갔을텐데.
애초에 매달 제 때 월급 보냈으면 이럴 일 없었잖아 아옹 ㅠㅠ

약속한 날에 통장에 돈이 안들어와서 무지 짜증나긴 했지만.
아무튼 그래도 돈을 받았으니 그나마 다행.. 이라고 생각하고
덕분에 오늘 카레 잘 해먹었습니다. 에효..

정도 들었고 여러 교육도 받았고,
갖은 고난을 겪으며 겨우 적응한 곳이라 쉽게 떠나고 싶진 않았는데
상황이 이리 되니 정말 씁쓸하네요.

아직 3학기째고 이제 갈 길이 먼데
작은 알바 자리도 이렇게 위태위태한데 앞으로의 험난한 직장생활은
어떻게 버텨나갈지. 이래서 다들 큰 기업을 가려고 하는구나 싶기도 하고

갑자기 일할 곳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니 먹고 살 길에 아악..

급하게 일 구하느라 이 새벽에 안자고 이러고 있는 내 자신.
그래도 학기 초라서 다행이다 하고 있습니다..... ..........
학기 중간에 일자리 잃었으면 공부에 좀 타격이 컸겠죠. 하아..

다른 애들은 좋은 레스토랑에서 잘만 일하던데,
나는 왜 이렇게 꼬이는 걸까요.
아 하긴. 제가 일했던 레스토랑도 한 때는 그런 좋은 레스토랑이었죠... ㅠㅠ
정말 경영전략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노력하며 계속 학업+구직활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내용없는 긴 넋두리를 이만 마칩니다.

베리 여러분은 꼭 좋고 이왕이면 주인이 와방 부자인 탄탄한 일자리를 구하셔서
빵빵한 통장을 유지하시길 바라겠습니다.. ㅠ

그럼 저는 오늘 저녁 굶을까봐 졸였던 가슴을 펴고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Schlaf gut!!
추천2

댓글목록

Ueberraschung님의 댓글

Ueberraschung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곧 .....ㅜㅜ

그리 될거 같은 불안감이 스멜....

2학기째부터는 슬슬 조금씩 알바도 병행하려고 하는데 으아..

애플망고님의 댓글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직업은 시험 끝나자마자 미친듯이 찾으셔야 해요 흑흑 우리 모두 힘냅시다 첫학기 너무 긴장 마시고 잘 해내시길! :)

Noelie님의 댓글

Noeli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가을을 타서 그런지 눈이 침침해지나
어제부터 제목을 "위대한 나의 통장이여"라고 읽었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 하셔서 돈 많이 벌었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오늘 자세히 다시 보니 그게 아니었어요.

그런데 살다보면(한 100살은 된 사람 같은 말투) 이런 경험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다시 잘 풀려서 통장이 다시 제법 멋지게 될날이 금방 오기를 저도 빌어드리겠습니다.

애플망고님의 댓글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노엘리 님 말씀을 들으니 정말 제목이 위대한이라고 들리네요 우왕..
감사합니다 ㅠㅠ 지금은 그냥 좋은 경험 했다 생각하고 있어요 히융..

anpigone님의 댓글

anpigone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이 많이 와닿습니다.. 저도 옛날에 그런 상황에 몇번 처해가지고 남몰래 눈물 흘린적이  있었거든요.
부디 님의 상황이 빨리 나아지기를 기도할께요.


아,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는데요.
베를린 한인식당에서 아르바이트 하시는분들깨 드리는 질문인데.  손님들이 주는 팁을  아르바이트생들이 가져갈 수 없다는게 사실인가요?  (정말 그렇다면 저 이제부터 팁 안주고 싶네요.)

애플망고님의 댓글의 댓글

애플망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ㅠㅠㅠㅠㅠ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맘속으로 많이 울었다는... ㅠㅠㅠ 경험 많으신 분들의 위로를 들으니
맘이 좀 풀리네요 ㅠㅜ 다행히 짐 동기들이나 주변 친구들이 좀 정보들을 주고 있네요. 베를린에 팁을 알바가 못받는다구요? 헐.. 진짜 그런거면 정말 ㅠㅠ 팁으로 먹고 산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좀 섬뜩한얘기네요;; 부디 헛소문이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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