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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적인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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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일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456회 작성일 04-06-24 23:03

본문

오마이뉴스에 들렀더니 김선일 씨 어머니가 대통령의 조화를 부순 거 갖고 말이 많다. 조화 부순 거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만하지만(정부 늑장 대처가 자식 새끼 죽음에 한 몫 했는데 대통령이 아니라 단군 할아버지가 조화를 보내온대도 박살낼만하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끌어안고 눈물흘렸다는 게 논란이 되나보다. '아들은 대통령에게 파병 철회하라고 외치면서 죽어갔는데 정작 여당보다 더 강력하게 파병을 주장한 당 대표를 끌어안냐'는 이유로.

하지만 어머니의 그런 행동은 내가 생각하는 김선일 씨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아마 김선일 씨는 생전에 파병 반대론자는, 최소한 적극적으로 파병을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었을 것이다. 한나라당 지지 쪽인 집안 분위기를 봐도 그렇고 당사자가 파병에 적극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 미군 군납업체에 취직해 이라크로 가진 않았겠지. 아마 김선일 씨의 부모들도 이 사건 때문에 파병 철회 촉구 성명을 내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이 죽었다. 평범하고 약간 어리석었고(그런 위험한 곳으로 가다니 지나치게 자기 운을 믿었으리라) 많이 운이 없었던 사람. 영웅도 순교자도 아니지만 그렇게 죽어야할만한 죄를 저지른 적도 없는 사람. 국립묘지 안장 운운하는 것도 웃기고 자업자득 운운하는 것도 웃기다.(군납 업체 취직한 게 목회자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울 경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참수당할만한 죄던가?) 그의 부모들도 아마 그만큼 평범한 이들일 것이다. 차라리 잘됐다. 파병 찬성파든 파병 반대파든 그의 유족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긴 힘들 것이다. 유족들도 그럴만큼 정치적 신념이 투철한 사람들도 아니고 생전의 김선일 씨도 그런 정치적 논란에 크게 관심을 쏟는 사람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한다.

조화를 던진 어머니의 기사를 읽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차라리 그게 마음이 편하겠구나'라는 것. 그 아주머니는 앞으로 남은 평생을 '내가 안 말려서 내 새끼가 그 사지로 들어갔다' '부모가 못나서 대학원 등록금을 못대줘서 자식이 못돌아올 길을 갔다'는 회한에 시달리며 살아가겠지. 그 아주머니가 앞으로 짊어져야 할 무게에 비하면 조화에 화풀이하는 게 그리 큰 죄일까.

아울러 김선일 씨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든 생각은 좀 엉뚱하게도 '유족들이 다 어른이라 다행(;;)이다'라는 거였다. 만약 김선일 씨한테 아이가 있어서 텔레비전에서 자기 아버지가 살고 싶다고 절규하는 장면을 봐야 했다면, 누군가 그 아이에게 왜 아버지가 저기서 저러고 있는지, 그리고 왜 아버지가 죽어야 했는지 설명해주어야 했다면 그 아이는 평생 그 악몽을 지고 살았을텐데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ㅜ_ㅜ

정말 내 사고력에 문제가 있는지 아직은 뭔가 일관성 있는 생각은 안나고 이런저런 단편적인 생각들만 계속 난다. -_- 어떤 술취한 한국 아저씨가 올드보이 오마주인지 장도리 들고 서울 이슬람 사원으로 쳐들어갔다는 소리에는 유학 전 친구랑 이슬람 사원에 놀러갔던 기억이 났다. 원래 무슬림들은 남녀 갈라서 예배보고 예배 전에는 몸을 정결하게 씻는 의식을 치뤄야 한다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런 사전 지식이 제대로 없었던 친구와 나는(친구는 골수 기독교 집안, 나는 무교) 구경 한답시고 먼지 뽀얗게 뒤집어쓴 몰골로 남자들 예배보는 데 난입하는 실례랄 저질렀는데 다들 화 안내고 용서해줬다.(한국인 무슬림 아저씨 하나 빼고. 동포가 더 무섭다. -_-) 거기서 지금은 국적이 생각안나는 어떤 무슬림에게 커피도 얻어마셨는데 그 사람들은 지금쯤 한국에서 험한 꼴 안당하고 잘 지내려나.(<= 국적과 종교와 피부색에 상관없이 자기한테 먹을 거 사준 사람은 다 친구다)

마지막으로 파병에 관한 내 입장을 말하자면 개인적으로는 김선일 씨 사건 전에도 '전투병 파병만은 안돼'라는 쪽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동맹국'에 대한 체면은 비전투병 파병으로 충분히 차렸다고 본다. 이제 와서 전투병 파병 철회했다가는 테러의 효과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고 국가 위신도 구겨지고 안그래도 파병 갖고 왈가왈부하는 나라 꼴이 더 복잡해질 것도 알고 대통령이 파병 철회 불가를 말하는 입장도 다 이해가 가는데 그래도 파병해서 잃을 게 더 많을 거 같다. 그냥 스페인처럼 테러 핑계대고 딱 발 뺐으면 좋겠구만.
추천4

댓글목록

sieger님의 댓글

sieger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하일트님 오랜만입니다.  좋은 글 잘읽고 한수 배우고 갑니다.

나디아님의 댓글

나디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복구'와 '의료단'이란 타이틀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파병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도 상당히 웃기는 꼴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덩치큰 강자가 약자를 두들겨 팹니다. 왜 때리느냐고 물어보니 뭐라뭐라 씨부렁대는데, 그게 다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강자는 약자를 때립니다.
양심과 정상적인 사고와 도덕심을 가졌다면 그 일방적인 싸움 말리고 강자를 질타해야 합니다. 몇대 맞더라도..ㅡ,.ㅡ;;
헌데 피흘리는 약자 피 닦아주고 약 발라주고.. 강자가 또 때리면 우두커니 구경하다가.. 또 피 닦아주고 약 바라주고..
저는 무조건 파병반대입니다. 인도적인 차원이니 뭐니하는데 결국은 미국이 침략전쟁하는 것에 동조하는 격일 뿐입니다. 국익이 어쩌고 외교가 어쩌고하는데, 그렇게 더럽고 치사하게 잘살고 강자에게 아부하는게.. 그게 진정한 국익일까하고 되물어봅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잘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에는 저와 다른사람이 너무 많을 테니까요. 그렇게 졸렬하게라도 좀더 눈앞의 이익에 주판두들기는 것이 옳다면야.. 저는 더이상 할 말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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