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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전 인지 가설이 가장 논리적이다(고 김선일씨 사건 관련 퍼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의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4,328회 작성일 04-06-25 23:34

본문

지동설과 천동설 중 무엇이 진실일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지동설이 절대적 진리라 믿고, 천동설이 거짓이라 믿는다. 그러나 참과 거짓을 가르는 본질적인 근거를 대라 그러면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망설인다. 그냥 이제껏 지동설이 진실이라는 교육을 받아왔으니 그렇다고 믿을 뿐이다. 좀 더 천체과학에 식견이 있는 사람은, 지구와 태양과 항성들의 움직임을 가장 적절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천동설이 아닌 지동설이 적당하다는 근거를 댈 수 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천체의 법칙을 설명하는데 천동설이 지동설보다 더 적합하는 날이 오게 되면 언제든지 천동설이 다시 진리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진리란 곧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가려지는 법이다.

5월 31일 김선일씨가 피랍된 후, 그가 죽음을 맞이한 6월 23일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갖가지 의혹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당사자인 정부가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떻게 그 기간 동안 대한민국 정부는 물론 미국정부가 전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 이 모든 혼란은 바로 이라크교민,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언론인,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과 직원들, 그리고 세계적인 AP통신사, 또한 그들의 전화를 받은 외교통상부 직원들이 모두 알고 있던 피랍사실을, 노무현 대통령과 국정원, 그리고 부시 대통령과 CIA에서만 몰랐다는 황당한 가설을 맞다고 우겨야하기 때문이다. 다시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이 모든 사실을 노대통령과 미국 측에서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전제만 넣으면 모두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현재 국내 언론들의 최대의 이슈는 AP통신의 보도이다. 세계적인 통신사인 AP통신이 지난 6월 3일 피랍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하고도 왜 보도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6월 21일 참수직전의 동영상이 알자지라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때도 왜 공개하지 않았을까? 그러다 사후에 느닷없이 왜 그들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공개했을까? 이 부분에 명확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다.

그 이전에, 알자르카위는 도대체 파병철회라는 국가적 사안에 대해서 왜 일개 미군납업체 회사 사장인 김천호와 20여일 간 협상을 질질 끌고 있었을까? 파병철회는 일국의 대통령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데, 그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평범한 소시민과 협상을 하고 있을 이유가 있겠냐는 말이다. 이를 도저히 설명할 수 없다보니 국내 언론은 무장단체의 협상안이 바뀌었다느니, 혹은 애초에 납치를 주도했던 단체와 참수를 자행했던 단체가 다를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추측은 납치단체가 6월 3일 AP통신에 이 사실을 비디오 테이프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일거에 무너진다. 김천호 사장이 끝까지 주장하는, "그들이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라는 주장도 같이 무너진다. 역시 알자르카위가 미치지 않은 이상 김천호 사장 앞에서는 공개하지 말라 그러고, 전 세계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AP에 피랍사실을 알리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동영상을 넘겼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자르카위가 김선일 이슈를 전 세계에 띄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들이 원하는 것 역시 단순히 돈 몇 푼 뜯겠다는 것이 아니라 파병철회와 같은 세계적인 이슈라 추측할 수 있다. 그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AP통신에 비디오를 왜 넘겼는지 다른 타당한 가설이 나와야 한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이에 대해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AP통신은 이 비디오 테이프를 참수 이후까지 공개하지 않았다. 그들은 AP뉴욕본사와 서울지사를 통해 서울 외교통상부에 6월 3일 김선일 피랍 사실을 문의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는 아무리 너그럽게 봐줘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AP이라크 지사에 제보된 비디오테이프, 그리고 이라크에서 피랍된 한국인의 실종 사건을 뉴욕과 서울 지사를 거쳐 서울의 외교통상부 본부에 물어본다는 것을 그대로 믿으란 말인가? 수십명밖에 안 되는 교민을 관리하고 있는 주 이라크 한국 대사관에 문의하면 바로 답이 나올 것을 왜 지구를 한 바퀴나 돌아서 물어보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외교통상부에서는 그런 사실 모른다는 답을 했다고 한다. 외교통상부 입장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답이다. 이라크 한국 대사관에서 외교통상부에 피랍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외교통상부에서는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인 셈이다. 지금 외교통상부에서 강력하게 AP를 비판하고 나선 것도 그러한 자신감 때문일 것이다. 외교통상부를 감사원 전 직원이 나서서 감사를 해봐야, "이라크 대사관이 보고하지 않았다"는 답만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왜 이렇게 자신감을 갖고 있는 외교통상부에서 AP통신의 전화를 받은 직원 하나 찾아내지 못하느냐는 것이다. 정말 AP통신이 전화를 걸었다면 그 전화를 받은 직원이 있을 테고, 그 직원을 찾는 것은 사내 인트라넷 이메일만 돌려보면 알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두 가지 의혹 때문에 과연 AP통신이 서울 외교통상부에 진짜 전화를 했는지 자체도 의심스럽다. 이에 대해서 명쾌한 답은 AP통신만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AP통신이 전화를 건 기자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다면 외교통상부에서 누가 전화를 받았는지 밝히면 그만이다. 그걸 못 찾겠다면 차라리 "전화 받은 직원이 없다"고 발표하면 된다. 만약 외교통상부가 "없다"라는 발표를 했을 때 AP는 어떤 해명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후속 취재로 밝히겠다 했지만 과연 그럴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다.혹은 이라크 대사관과 외교통상부에 동시에 문의를 했을지도 모른다.

통상적으로 외교통상부는 국가 주요 기밀 사안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주 역할을 한 사람은 외교통상부 장관도 아니고 통일부 장관도 아니다. 정권의 측근인 박지원 전 문광부 장관과 임동원 전 외교안보 특보였다. 당시 국정원은 군출신인 천용택이 국정원장으로 있어 김대중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언론의 추적을 따돌린다. 그래서 만약 김선일씨 피랍사건이 국가 중요 사안이었다면 외교통상부는 처음부터 배제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재미있는 점은 대통령 측근이 눈에 띄지 않는 시점에서 국가 주요정보를 관리하는 국정원에 대해서는 도대체 그 동안 무엇을 했는지 전혀 알려진 게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다시 신기하게도 감사원은 국정원을 감사대상으로 포함시켰다. 만약 국정원 역시 외교통상부와 같이 아무 것도 몰랐다면 그 자체로 국정원장은 경질 대상이 된다. 도대체 일국의 국정원장이 교민과 무역회사 사장, 그리고 통신사도 알고 있던 사실조차 몰랐다는 걸 무능이 아니면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통상적으로 분쟁지역에는 국정원의 직원이 파견나간다고 한다. 이들이 이라크에서 무엇을 했냐는 말이다.

또한 알자카위 역시 피랍 사건을 일찌감치 AP에 공개하여 세계적 이슈로 만들고 싶어했다면 왜 AP가 보도를 하지 않는데, 2차 3차로 테이프를 보내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6월 3일 이후 무언가 협상이 진전되고 있지 않았겠냐는 추측을 해볼 수 있다. 현재 정부 발표로도 김천호 사장이 무슨 안을 갖고 그들과 협상했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김천호 사장은 알자카위 측에서 아무런 협상조건도 내걸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김천호 사장과 정부의 말대로라면 알자르카위는 인질을 붙잡아놓고, AP에 공개한 뒤, 아무런 협상조건도 내걸지 않고 버티다가 느닷없이 24시간 시안을 주고 일을 벌였다는 말이 된다. 이것을 믿으란 말인가?

더구나 김선일씨는 24시간 전에 "당신들의 목숨이 중요하면 내 목숨도 중요하다."고 외쳤다. 정황으로 보면 이런 발언이 나온다는 것은 이미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는 죽기 직전 노무현 대통령과 현정부에 대한 저주를 퍼부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실을 한정되어있다. 기자들은 더 섬세하게 팩트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논객은 다르다. 논객은 주어진 팩트로 가장 적절한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명확하게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어떠한 팩트를 찾아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지금 논의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지금껏 외교통상부는 오직 김천호 사장의 오락가락 발언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건 다르게 말하자면 외교통상부는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AP통신이 한 시간이면 알아볼 수 있는 이라크 한국 대사관에 문의하지 않고 외교통상부에 문의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밝혀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AP통신 자체가 사건을 은폐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설사 그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AP통신이 후속취재를 하지 않았던 것 역시 그냥 넘어갈 단순한 사안은 아니다. 만약 이라크 대사관이 미리 알았다면, AP 이라크 지사에 엠바고를 건 것이 아니냐고 추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사건이 터진 이후 AP통신에서는 내부에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직원들에게 어떠한 해명성 기사를 내야하는 압박에 시달리지 않았겠는가? 그게 바로 6월 3일 서울 외교통상부에 문의했다는 그들의 시나리오가 아니겠냐는 말이다. 그들은 그 기사를 터뜨려서 AP 내부직원들의 의혹제기에 대해 "우리도 할 만큼 했다"고 해명하고, 입을 굳게 닫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외교통상부가 아닌 국정원을 비롯한 여타의 대통령 직속기관들이 이 모든 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한 것이 아니냐는 전제를 넣어주면 모든 의혹들을 시나리오 상으로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알자위카르가 그 동안 누구와 협상을 했는지, 왜 미군납업체 직원이 사라졌는지 미군이 모르는지, 왜 김천호 사장이 평소에 국정원에 보고하다 이 사건만 보고를 하지 않았는지, 왜 외교통상부는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못하는지, 왜 AP통신이 평소에 하지 않던 삽질을 연속으로 하고 있는지, 왜 시종일관 김선일씨는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는지, 등등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정부가 전혀 몰랐다는 전제를 넣으면 모든 의혹들은 그대로 의혹으로 남는다. 김천호 사장, AP통신, 외교통상부, 심지어 고인 김선일씨 등등이 온갖 무리수를 두면서 억지 설명으로 일관해야 한다.

그래도 시종일관 정부는 몰랐다고 주장을 하려면, 이 모든 의혹들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지 확실한 알리바이를 내놓기 바란다. 의혹은 덮으면 덮을수록 점점 더 커지기 마련이고 논객과 언론은 끊임없이 의혹을 풀 수 있는 시나리오와 팩트를 제시해야 한다.



2004/06/25 [05:22] ⓒ브레이크뉴스


고 김선일씨 명복을 빕니다.
추천6

댓글목록

언론의 양식님의 댓글

언론의 양식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AP가 양식을 지킨거죠.. 비됴 냅다 틀어버리면 테러범들 속셈에 놀아나는 거고, 재발을 부추기는거니까. 간단한 이친데... 한심한건 외통부죠. AP에 뒤집어 씌우다 들통났죠. 전화받은 직원 확인됐고. 거짓말에도 수준이 있는건데. 남 홍어좃 만들려다 제 얼굴 침뱉었죠. 글쓴이도 그렇지. 정부에 전화해 떠본게 중요한 취잰걸... 정부의 물밑거래와 처리방침을 알고 싶었겠지. 정부는 비밀에 붙였고. 무능한 관리들은 AP 멱살잡으며 오버하다 스타일 구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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