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ultier zu Ha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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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80회 작성일 16-01-21 11:22본문
요즘 한국 엄청 춥거든요. 추워서 그런지 방바닥에 붙어 살아요. 옛날 집이라 안방에서도 바람이 숑송숑 들어와서 외출 안하는 날은 이불 속에서 살거든요. 어릴 적 아버지께서 들려주시던 게으름뱅이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움직이기 완전 귀찮아하는 아들을 두고 어머니께서 오래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라서 긴 가래떡을 입에 물려 놓고 일보고 오셨더니 게으름뱅이 아들이 굶어죽었더라는... 누운 채 입에 물고 있던 가랙떡을 먹다가 끊어져서 떨어트렸는데 고개 돌려 그것을 줍기가 귀찮아서 가만히 있다가 굶어 죽었다는...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헛웃음만 나오는 이야기인데 제가 요즘 그 지경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뜨끈 뜨끈한 이불 속에서 폰을 사용하다가 충전기를 꽂아야 하는데 충전기 가지러 책상 근처까지 가기가 싫어라고요ㅋㅋㅋ
독일은 안추워요? 북극 기류가 내려오는 바람에 요즘 한국 엄청 추워요.
지난 일요일 저녁에는 화장실 샤시 창문에 얼음이 서려서 정말 추운가 보다 했는데 다음 날 아침 동생이 출근하는데 자물통이 얼어서 잘 안열리는 거예요. 이렇게 추운 집에서는 처음 살아봐서 그 동안 몰랐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처럼 부엌 창과 거실 한 쪽 샤시 창들에 얼음이 하얗게 생겨서 the day after tomorrow 영화가 생각났어요. 지하철 타고 가는데 지상 스크린 도어들이 얼었는지 스크린 도어가 열리지 않는 곳에서는 다른 문을 이용하라는 안내 방송이 역마다 나오고 저녁에 집에 돌아왔을 때는 현관문 열쇠는 다행이 돌아가는데 아래 쪽이 얼어붙어서 열리지 않는 거예요. 순간 집에 못들어가는 줄 알고 이렇게 계속 흔들어대다가 유리가 깨지면 어쩌나 싶었어요. 월요일에 바람도 많이 불어서 체감 온도가 -24도였다고 하더라고요. 어제는 씻고 나가야 하는데 보일러 온수관이 얼었는지 물이 안나와서 전기 포트에 물 끓여서 세수만 하고 나갔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그냥 기다리자 싶었는데 오후에는 녹았는지 물이 나왔고 오늘 아침에 다시 물이 안나오다가 오후가 되니 나오고... 수도관 동파 안된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댓글목록
Asarja님의 댓글
Asarja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서 이런 말이 있지요 :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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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큼은 아니겠지만 독일도 좀 춥네요. 일기예보 사이트마다 뜨는 온도가 제각각이라 혼란스러운데 모 사이트에 뜬 우리 동네 예상 최저온도가 영하 17 .. 19 도가 떴을 때는 '병가내고 일 안나가면 좋겠네' 라는 생각도 들었었지요. 실제로는 영하 8 .. 12 도 정도여서 살 만 했...... 아니지, 내복 때문에 살만 했던 것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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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빵빵하게 나오는 연구소에 앉아 있으면 매번 '집 난방비 좀 아낄 겸 천천히 퇴근할까' 하다가 시간 되면 언제 그런 생각 했냐는 듯 퇴근하게 되네요. 퇴근보다 더 우선되는 일은 없는 것이야...
sonnenblumen님의 댓글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무리 추워도 일터보다는 집이 좋겠죠^^
저도 한창 때는 내복 안입고 살았는데 면역 체계 망가질 즈음에 귀국하여 감기에 호되게 걸린 후부터는 내복을 꼬박 꼬박 챙겨 입어요ㅋㅋ
GilNoh님의 댓글
GilNoh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들이 SNS에 모스크바 일기예보와 서울 일기 예보를 같이 올려 놓고 모스크바보다 춥다고 투덜거리더라고요. 그러자 태국에서 일하는 친구가 그 일기 예보곁에 서울보다 +40도 따듯한 (!! 언제나 여름) 방콕 일기 예보를 같이 올려 놓고 지구는 크구나... 하고 있는...
몇년전 (2012년이었던가요?) 북극 기류가 깨뜨려져서 추울때는 유럽 / 아시아 다 추웠는데요. 이번에 독일에서는 추위가 독일 동북쪽까지만 오고, 제가 사는 바덴 뷔템베르크나 독일 서/남쪽으로 까지는 못오더라고요. 그래서 춥다 해도 고작 영하 6-8도... 오덴 발트에는, 그래서 평화롭고 따스하고, 그래서 파리 날리는 (진짜 파리들이 죽지도 않고) 겨울입니다...
sonnenblumen님의 댓글의 댓글
sonnenblumen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제가 가보지 못한 남서쪽에 사시는군요^^
다행이네요, 북극 냉기가 뻗치지 않는 곳에 사셔서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춥지 않은 겨울이라 모기가 날아다니더니 지금은 화장실 바닥에 살얼음이 생길 정도랍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