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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孝)란 무엇인가 ?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001회 작성일 15-06-26 09:37

본문

천년고도(千年古都) 경주의 불국사와 석굴암을 모르는 한국인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김대성이라는 사람이 전생의 부모와 현생의 부모를 함께 섬긴 이야기와,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짓고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불사(석굴암)를 창건한 아름답고 기이한 설화를 아는 이들은 매우 드문 것 같다.

  일연스님이 저술한 <삼국유사>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모량리에 사는 가난한 여인 경조에게 한 아이가 있었다.그 아이는 머리통이 크고 정수리가 평평하면서 마치 성(城)처럼 생겨 있었다. 그래서 아이의 이름을 '대성(大城)'이라고 했다. 살림이 군색하여 대성을 길러내기 어려워 그 어머니는 부자 복안의 집에서 고용살이를 했다.복안의 집에선 대성의 어머니에게 두 마지기의 밭을 주어 의식을 해결하게 했다.
  그때 '점개'라고 하는 고승이 큰법회를 하기 위해 시주를 얻으려고 복안의 집에 왔다. 복안의 집에선 베 50필을 시주했다. 그러자 '檀越(단월-시주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께서는 보시하시기를 기쁜 마음으로 하시니 천신이 항상 보살펴 주시어 하나를 보시하면 그 만배를 얻게 하시고 안락장수하게 하리이다.' 하고 축원했다. 대성이 이 축원하는 말을 듣고 뛰어들어가 그 어머니에게 말했다.
'내가 문간에서 중이 웅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하나를 보시하면 그 만배를 얻게 된대요.생각해 보니까 우리에게는 전생에 지어 둔 아무 좋은 일이 없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가난하게 되었나 봐요. 지금 또 보시해 두지 않으면 다음 세상에서는 더욱 가난하게 될 테지요.우리의 그 고용살이로 얻은 밭을 법회에 시주하여 후생에서 받을 과보를 꾀해 두는 것이 어떨까요.'    대성의 어머니는 아들의 말을 듣고 좋은
생각이라면서 마침내 그 밭을 법회에 시주했다. 그런지 얼마 안되어 대성은 죽었다.대성이 죽은 날 밤에 신라의 재상 김문량의 집에 하늘의 울림이 들려왔다.
  '모량리의 대성이라는 아이가 지금 그대의 집에 환생하리라'
  김문량이 매우 놀라 사람을 시켜 모량리에 가서 찾아보게 하였더니 과연 대성아이가 그날밤 죽었다. 그날 하늘의 울림과 동시에 문량의 아내는 임신해 아기를 낳았다.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왼쪽 손을 꼭 쥔 채 펴지를 않다가 7일만에야 손을 폈다. 大城(대성)이란 두 글자가 새겨진 금쪽이 쥐어져 있었다.문량은 그것으로 아기의 이름을 지었다. 또 문량은 아기의 전생 어머니인 경조를 모셔 오게 해 재상의 저택에서 아기와 함께 살도록 했다.
  대성은 장성하여 경덕왕 때에 대상(大相)의 지위에 올랐는데,신심(信心)이 두터워 늘 자비를 베풀었다. 두 부모가 세상을 뜨자 대성은 현생의 양친을 위해 불국사를 창건하고, 전생의 부모를 위해서는  석불사(석굴암)를 세우고, 신림대사와 표훈대사를 청해 각각 주지(住持)하게 했다. 그리고 장엄하게 두 부모의 像(상)을 차려 양육의 수고로움에 보답했다. 한 몸으로서 전후 두 세상의 부모에게 효성을 바친 일은 옛날에도 또한 드물었다. 착한 마음으로 하는 보시의 징험을 어찌 믿지 않을까 보냐."
  일연스님은 이 이야기 끝에 향가 한 수를 지어 그 아름다움을 찬(讚)했다.

모량 봄철에 서너 이랑 밭을 보시하더니
香嶺(향령) 가을에 만금을 수확했구나
그 어머니의 한평생 貧富(빈부)와 貴 (귀)를 겪었고 
재상가의 한바탕 꿈엔 三生의 緣(연)이 얽혔구나.

  설화 속의 주인공 김대성이 전생의 보시행위로 因(인)하여 현생을 얻었고 그 얽힌 인연으로 전생과 현생의 두 부모에게 모두 효도를 한 효자(孝子)라고 한다면,조선 중기에 발생한  판소리 <심청가>의 주인공인 '심청'은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몸을 보시한 공덕으로 환생하여 황후가 되고 마침내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천고(千古)의 효녀(孝女)이다.
 
  이 두 이야기는 불교의 윤회사상과 우리 한철학의 생사일여(生死一如)사상이 접목된 한국불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효도설화(孝道說話)이다.
 
  서구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대번에 황당무계하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아니 서구사람들 뿐만 아니라 여기 독일에서 성장하고 있는 우리 2세들도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현실성이 없는 설화에 불과한데다가 이야기의 구성도 비논리적이라고 냉담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우리 1세교민들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대성'과 '심청'의 지극한 효성(孝誠)이 2세들에게는 전혀 감흥을 일으키지 않는 간격, 이것이 바로 동.서양문화의 차이라는 것이다.
 
  孝(효)란 무엇인가. 독일어와 영어에는 '孝'라는 낱말이 없다. 앵글로 색슨족과 게르만족의 역사는 '孝'라고 하는 가치관을 필요로 하는 사회를 형성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갖고 있는 '孝'라고 하는 사회적 개념은 우리 2세들이 흔히 억지번역하는 'Elternliebe'에 가깝겠지만 그 본질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인의 '孝'는 단순한 부모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앞의 두 가지 이야기에서 느끼는 바와 같이 '孝道'는,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사회의식이다. 살아있는 부모를 공양하는 정성이 죽은 부모의 천도재(遷度齋)로 그대로 이어지는 까닭은, 우리 한국인들이 삶과 죽음을 분리해서 보지 않는 '生死一如'의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살아있는 사람이 죽은 사람을 천도(遷度)할 수 있고, 천도받은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게 복연(福緣)을 줄 수 있다는 김대성의 믿음에서 1천년전 불국사와 석불사가 창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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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친절한시선님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孝(효)란 무엇인가. 독일어와 영어에는 '孝'라는 낱말이 없다.
앵글로 색슨족과 게르만족의 역사는 '孝'라고 하는 가치관을 필요로 하는 사회를 형성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맞아요.


한국인이 갖고 있는 '孝'라고 하는 사회적 개념은 우리 2세들이 흔히 억지번역하는 'Elternliebe'에 가깝겠지만 그 본질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인의 '孝'는 단순한 부모에 대한 사랑이 아니다.
==> 음 ... .... 개운치는 않지만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받아 들일 수가 있어요.


앞의 두 가지 이야기에서 느끼는 바와 같이 '孝道'는, 한국인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사회의식이다.
살아있는 부모를 공양하는 정성이 죽은 부모의 천도재(遷度齋)로 그대로 이어지는 까닭은, 우리 한국인들이 삶과 죽음을 분리해서 보지 않는 '生死一如'의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만? 최소한 중국과 일본은 ?
==> Elternliebe 와 효가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가 '생사일여'의 철학 유무 때문이라는 말씀이라 이해해도 되나요?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중국과 일본의 고금전적에서 효행을 기리고 장려하는 기록이 없는 것은 그들이 효를  우리처럽 절대시하지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우리나라의 명문가문 종가에서는 지금도 기제사에 5대 선조까지의 신위를 모시고 제사를 드립니다. 세세손손으로 이어지는 이와같은 효도(孝道)는 ELternliebe 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기에 저는 그 기저에 생사일여의 철학이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친절한시선님의 댓글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논어의 구절 중에 孝 는 行仁의 근본이라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물론 공자님 말씀이고요.
그러니 동양 고전에 비추어 보아 효는 한국인만의 가치는 아닌 듯 합니다.

그리고 제사라는 형식을 통해 선조를 기리는 정신이 살아 계시는 부모님을 봉양하는 수준의 효보다 더욱 본질적 의미를 갖는다면 차라리 기독교는 어떻습니까?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결국 끝에 가서는 신에게 까지 닿지 않습니까?

한겨레님의 '효'이야기에 제가 다소 집요한 반론을 제기하는 이유는, 한겨레님의 본의와 달리 말씀하시는 효의 참 뜻이 자칫 효->효도->충효 로 이어지는 이데올로기를 변명하는 쪽으로 변질되어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서입니다.

한겨레님의 댓글의 댓글

한겨레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자는 그 혈관 속에 동이인의 피가 흐르고 있었기에 있었지만, 공자의 옛유학을 재해석한 주희의 신유학인 성리학에 이르면 孝는 실종되고 忠만 강조되는 치세론으로 변형됩니다. 이는 주희가 동이인이 아니라 漢族이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의 마태복음에서 예수의 뿌리를 아브라함으로부터 찾아내려고 세계를 나열한 것일 뿐, 선조들과 현세의 후손이 하나 라고 하는 철학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우리 한겨레가 갖고 있는 孝道의 본질은 忠孝의 정치철학보다 앞서는 가치관입니다.

친절한시선님의 댓글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자가 비록 효를 말했으나 그는 동이인이므로 공자의 효 사상도 결국은 동이의 사상이다 이  말씀이시군요.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이 효가 동이를 떠나 화하로 가서 충이 되었다는 말씀이시구요.

공자가 동이족인가 화하족인가 하는 부분은 차치하고, 지금 중요한 것은 효를 받아 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한겨레님께서 말씀하시는 효가 서로 상호적이지 않고 자식의 선대 봉양만에만 비중을 두고 있는 반쪽짜리인 것 같아 불만입니다.

  • 추천 1

친절한시선님의 댓글의 댓글

친절한시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나 그것이 대승불교의 윤회에 입각한 '희망 바라기' 방식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오늘이 피폐한 것은 전생을 선하게 살지 않아서 그런 것이고 다음 생에 풍요롭게 살기 위해선 지금 선업을 쌓아야 한다는 단순한 발상이죠. 그러나 이것은 인도식 아이디어고, 동양식으로 따졌을 땐 잘 안맞긴 해요.

'만 배'는 불교 특유의 스케일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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