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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지 이전의 자유 Niederlassungsfreih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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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689회 작성일 16-01-12 13:41

본문

위 다큐멘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쏟아져들어오는 난민 중 정말로 전쟁을 피해 도망쳐온 난민은 별로 많지 않으며, 상당수는 경제적인 이유, 다시말해 좀 더 잘 먹고 잘 살아 보겠다고 부유한 나라(독일)로 넘어온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이런 사실을 말하면서 행간에 집어넣는 의미는 이런 이들을 유입은 받아줄 필요가 없으며 나아가 적극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상에선 시종일관 '불법' 이민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거주 이전의 자유는 기본권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예를들어 시골에 살던 사람은 더 나은 취업 기회를 얻고자 도시로 이동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권리는 당연히 보장되어야 할 인권인 것 처럼 말해지지만 예전부터 늘 누군가에게만, 즉 자국민에게만 보장된 권리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마치 보편적 인권인 것 처럼 말해져 온 권리가 사실 보편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은 인권이지만, 사실 예전부터 이 인권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의 권리가 아니라 특정한 사람들의 특권이었습니다.

세상은 부유한 공간과 가난한 공간으로 나누어져, 부유한 공간의 사람들은 가난한 공간의 사람들이 계속 거기에 머무르면서 위험하고 힘들고 지저분하고 지루한 일들을 계속 맡아주기를 원합니다. 식량의 1차적 생산이라든지, 공산품 제조라든지, 그런 일들 말입니다. 한국의 교과서는 (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십중팔구 여전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제 3의 물결' 같은 걸 언급하면서 세계는 이제 정보화 시대로 나아가 사람들은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단순한 노동이 아닌 창의력이 중심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거짓말입니다. 세계의 어떤 영역이 그렇게 탈바꿈 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음식을 먹고 공산품을 소비합니다. 이것들은 여전히 어디에선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영역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청소된 영역의 거주민들은 세계가 정말로 '정보화 사회' 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자신들의 세계에서 밀어내 진 구식의 세계에서 온 주민이 모습을 드러낼 때, 그들이 외면했던 (혹은 보지 못했던) 세계의 변방은 자신의 존재를 그들 눈앞에 들이댑니다.

부유한 영역의 사람들이나 가난한 영역의 사람들이나, 공히 그저 좀 잘 먹고 잘 살아 보겠다고 애를 쓰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은 운 좋게 부유한 영역에서 태어났고, 어떤 사람은 운 나쁘게 가난한 공간에서 태어났을 뿐입니다.

어떤 이들은 세계의 부유한 영역으로 꾸역꾸역 몰려드는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어떤 사람들은 막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막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영역 사람들 (특히 무슬림) 풍습의 반인권적 측면을 강조하는 걸로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가난한 영역에서 부유한 영역으로 몰려드는 인민 일반에 대한 배척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저는 여기에 맞서서 '너희는 나치야' 등의 수사를 동원해 단순히 환대만을 반복해 주장하는 입장도, 배척을 추구하는 입장도 충분히 좋지는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단순한 환대만을 역설하는 사람들은 현재와 같은 구조가 계속 유지되면서 가난한 변방으로부터 부유한 중심으로 사람들이 계속해서 몰려들었을 때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즉, 그들의 반대자들이 말하곤 하는 "지금 유지되고 있는 풍요로운 문명사회마저 무너질 지도 모른다" 는 식으로 언급하곤 하는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현재의 구조를 유지하면서 부유한 영역으로 꾸역꾸역 사람들이 몰려들게 놔두기만 한다면 결국 부유한 곳이 실업난과 빈곤으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배척을 추구하는 입장이 좋지 못한 이유는 더 단순합니다. 그것이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부유함을 지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누렸던 것과 같은 유년기의 풍요와 많은 기회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좋은 태도가 아닙니다. <흥부전> 을 통해 익히 들어 왔듯이 말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과제는 세계 안의 불평등 구조를 타파하여 모든 사람 사는 곳을 살만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어려운 과제입니다. 평범한 일개 시민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옳은 소리' 는 사람들에게 죄책감과 무력감만을 안겨줄 지도 모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한 학생과 대화하다가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에게 언젠가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을 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테니까."

감동적인 말이긴 했습니다만, 저는 그래도 회의적인 기분을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중동에서는 칠팔십년대에 자유주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고, 권위주의적인 정부일지라도 적어도 그들의 영토를 어느정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권력이 존재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박정희정권도 권위주의적이긴 했지만, 그리고 내부적으로 많은 반 자유주의적인 억압이 있긴 했지만, 어느정도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열강들은 중동의 권력들이 안정됨으로써 그들의 통제력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통제 하에 있는 꼭두각시를 세우길 원했고, 이런 의도에서 비롯된 공작활동이나 미확인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한 전쟁 등은 중동의 질서를 끊임없이 파괴했고, 결국 '상식적' 이고 '문명적' 인 권력이 붕괴하고 여러 개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게릴라적 전술로 살아남으면서 권력을 행사하는 사태를 초래했습니다.

부국들의 모든 국민들이 그들의 권력이 무엇을 하는 지 제대로 알려고 노력했고, 그것을 저지하려 애썼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1세계인들은 그렇지 않았죠.

변방은 꼭 외국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아래에 가아닌양님의 글에도 나와 있듯이, 중심부에 사는 이들의 눈에 띄지 않는 변방은 한국 내에도 있습니다. 독일 내에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요. 많은 사람들이 사회 전반의 빈곤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의 수행을 막고자 했다면 우리 자신의 목을 죄어오는 변방은 지금보다 더 축소되어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역사에 있어 가정은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세계는 지금과 같은 모습입니다. 저는 결국 인간의 사회란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제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글 쓰고 있는 동안 세계의 변방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세계를 감당하느라 피곤에 절어있겠죠.

전 사실 여러 생각이 머릿속에서 뒤섞여 좀 혼란스럽습니다.

"결국 세상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바로 그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거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간다고 해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형태로 변해 가는 거고." 이런 종류의 생각과,

"너는 나쁜 놈이야. 그런 운명론적인 결론에 도착해 세계의 부조리에는 신경 끄고 좋은 곳에서 태어난 행운에 기뻐하며 즐거운 취미생활에나 몰두하다니. 피도 눈물도 없는 녀석." 이런 종류의 생각이 충돌해서 말입니다.

결국 저는 혼란의 와중에 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써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추천2

댓글목록

pattzzi님의 댓글

pattzzi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막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영역 사람들 (특히 무슬림) 풍습의 반인권적 측면을 강조하는 걸로 자신의 입장을 뒷받침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가난한 영역에서 부유한 영역으로 몰려드는 인민 일반에 대한 배척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꼭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반인권적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말씀하신것처럼 한순간에 모든 것들을 해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구촌에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자기의 삶을 유지하는 내에서 돕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잘사는 나라에 사람들을 다 데려오는 방식일수는 없습니다. 세상이 꼭 계급/지배계급/피지배계급으로 불려진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지금 겪고있는 빈국의 현실이 그들에게 책임이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기도 어렵습니다. 이게 전부 남때문에 부자나라때문에 지배계급때문일까요? 정치가 잘뽑고 상식적인 문화를 만들고 경제화를 하도록 사회 곳곳에서 힘내는 것은 개인들이고 가정이고 작은 경제단위들입니다. 그 위를 관장하는 큰 흐름에 개인이 무력한것도 사실이지만 그게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여기까지 거쳐온 관문들인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게 이러니 나좀 데려다가 먹여살리라라는 것이 정답이 될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그게 도덕적으로 맞는건지도 혼란스럽네요.

하품마렵다님의 댓글의 댓글

하품마렵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문단에 대해: 반인권적 측면을 강조할 필요가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문제삼는 것도 결국은 인권침해 (거주 이전의 자유와 심한 빈곤 등)인걸요.

2문단에 대해: 저는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잘 사는 나라에 모든 사람들을 데려오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정 반대로 그것이 해결책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3문단에 대해: 그들의 책임이 없는 문제라고 할 수 없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본문에서 부유한 강대국이 빈국들 (특히 현재 중동의) 어떤 책임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기술했으며, 만약 여기에 반박하는 의미에서 그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실 요량이라면 제가 주장한 바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논박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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