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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헤겔미학(9)-예술,종교,철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147회 작성일 07-08-30 10:50

본문

헤겔에 있어 사람들이 펼치는 모든 정신적 행동들, 나아가 종국적으로 우리 삶의 결정적 주체는 ‘정신’이다. 그래 ‘시대정신’이란 말도 튀어 나오곤 한다. 때론 ‘의식’으로도 대체되는 이러한 위치는 어찌 보면 인간 의식 속에 깃들어 있는 일종의 신적인 것을 뜻하는 말이지 싶다. 사실 그 당시의 독일 철학계에서 야코비를 중심으로 이러한 신적인 것 – 야코비는 이를 고대그리스말로 ‘테이온’라 불렀다 –에 대한 철학적 자리매김에 강한 충동이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이는 사람을 짐승과는 다른 생명체로 명확한 구분을 지음과 동시에 신과의 불가분적 인연을 앞에 내세우고자한 의도로도 보인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헤겔시대 훨씬 이전부터 있었으나 이를 철학적 맥락에서 양적으로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최고의 성황기에 불어넣은 시대가 바로 그 시대였다.

이러한 ‘정신’에 헤겔은 ‘절대’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엄격히 말하자면 이는 사람의 정신적 활동영역이란 산에 오른다면 가장 높은 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붙일 수 있는 수식어일 게다. 그래 상대적이 아니라 절대적이라 부르지 않는가. 달리 말하자면 ‘절대’라는 수식어는 주체인 ‘정신’이 이런 저런 자기활동을 통해 이룬 결과물에 붙일 수 있는 표현인 게다. 단지 헤겔은 이러한 결과적 산물의 모습을 거꾸로 아예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자신의 철학적 세계를 서술하는 모습을 우리에게 보이고자 했던 듯 싶다.
이러한 의도의 정당성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모습 또한 바로 그의 철학에서 끄집어 낼 수 있다. 절대정신이 어느 정도로 자신을 뚜렷이 알고 있는가를 잣대로 인간정신의 모든 영역들을 단계적으로 바라보는 그의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절대정신이란 주체가 스스로를 얼마만큼 잘 알고 있는가, 이러한 ‘자기앎’이 밖으로 얼마나 뚜렷이 나타나는가 하는 정도를 잣대로 그는 예술에서 종교로, 그리고 종교에서 다시 철학으로 등급을 매긴다. 물론 헤겔은 국가 또한 이러한 ‘나타남’의 한 모습이라 여긴다만, 국가는 한편으론 절대정신을 자기 의식 속에 품고 있는 개개인들이 공동체를 얼마큼 완벽하게 구성을 했는가 하는 관계에 종속되어 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론 그들 삶의 공간이라는 일상의 구체적인 상황에 또한 동시에 종속되어 있으니, 시공을 초월한 범주에 머무는 예술, 종교, 철학에서 절대정신이 보이는 모습과는 구분을 해야 한다.

철학에 헤겔은 최고의 위치를 부여한다. 절대정신은 개념을 통한 생각함에서 스스로를 가장 뚜렷이, 투명하게 바라본다는 주장이다. 정신활동의 그 어떠한 곳에도 어둡고 침침한 구석 없이 모든 것들이 남김없이 뚜렷이 말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고 보면 당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로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최소한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 하고 이해는 간다만, 과연 그럴까 하는 의구심 또한 떨구기 힘들다. 이는 허나 어쩌면 철학함에 대해서라기 보다는 언어 내지는 그 능력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이지 싶다. 실제 이러한 언어 자체에 대한 비판적 회의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자면, 제시된 세 가지 정신활동들의 내용이 공통으로 ‘절대자’이고 그 활동들 자체는 헤겔이 말하듯 형식이라 본다면, ‘절대자’라는 가장 추상적인 내용에 개념이라는 가장 추상적인 도구가 가장 걸맞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인간의식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어울리는 이러한 추상성을 헤겔은 “완벽한 뚜렷함”이라고 자리매김한다.
종교는 믿음을 통해 절대자의 손길을 감지하고자 한다. 철학마냥 절대자에 대한 접근을 의식의 내면에서 이루고자 하는 정신적 활동이나 그 반면 철학에서처럼 개념이라는 도구로써 생각을 통한 접근이 아니니 ‘완벽한 뚜렷함’에는 닿지를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헤겔의 주장이다. 종교는, 그에 의하면, 생각 대신 ‘떠올림’ 내지는 ‘앞에 놓음’ – Vorstellung –을 주체적 움직임의 모습으로 삼는다. 예컨대 신이라는 존재를 취급대상으로 다룬다 치면, 철학은 이를 무한정자라는 개념을 통해 서술할 수 있는 반면 종교는 이를 믿음에 호소하며 상대적으로 막연한 떠올림에 의존할 수 있을 따름이다. 개념으로 쪼개고 파악할 수 없기에 신비스러움, 경외심 등에 손길을 뻗치는지도 모를 일이다.
간혹 종교는 예술적 나타남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예컨대 서양 중세 때 세상에 선보였던 교회 내지는 기독교 신앙과 관련된 숱한 그림들을 보노라면 예술이 종교의 시녀였음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다. 단지 종교는 예술이 만들어낸 작품 그 자체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면 내지는 작품이 인간의식 속에 자아내는 소위 영성화를 목표로 삼는다. 헤겔은 이를 “내면화”라고도 부른다. 나아가 그는 바로 이런 뜻에서 종교를 예술보다 한 단계 높은 위치에 자리매김한다.
예술은 감각에 호소한다. 절대정신의 자기앎이 감각을 통해 어느 정도 밖으로 나타났는가를 예술작품의 우수성 여부 결정의 잣대로 삼는다.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이러한 감각을 통한 예술적 나타남이 개념화를 통한 철학적 내지는 떠올림을 통한 종교적 나타남보다 더 낮은 단계에 속한다는 걸까? 절대정신의 자기앎이 상대적으로 뚜렷함에서 뒤진다는, 막연하다는 말이다. 단지 개념에 뚜렷함의 최고도를 부여한 뒤 – 이 또한 무슨 근거로? - 다시금 그 뚜렷함을 잣대로 행하는 단계적 구분에서 과연 그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까? 브루크너의 음악에서 들리는 신의 소리가 신을 무한정자로 개념화시킴보다 덜 뚜렷하고 더 흐릿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과연 무엇인가 말이다. 철학은 종교보다, 그리고 종교는 예술보다 절대자에 대한 의식 속에서의 접근이 더욱 더 성숙되었다는 헤겔이 과연 브루크너의 음악을 통한 접근에 무슨 말을 던질까 궁금하다.
예술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뜻에서 예술함과 철학함은 상호보완적인 인연을 맺고 있다고도 여긴다. 그런데 이러한 말함과 보여줌에 뚜렷함이라는 잣대를 들이밀며 단계적 구분을 강요하는 모습은 그다지 마음 편해 보이지 않는다. 등급을 매기며 서열을 정하는 직렬적 모습보다 그 접근 방법에 있어 다르다고 여기는 병렬적 모습에 내 마음이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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