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벤야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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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동철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255회 작성일 08-10-09 10:28본문
반가움에 오래 전에 즐겼던 얼쑤~ 춤 한판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벌리고 싶네요. 좋은 말씀까지 주시니 고맙고요.
안녕하시죠?
제가 아주 아주 오래 전에 공부 열씸히 할 적에, 노곤한 한여름 오후 세미나 시간에 문득 날카로운 말을 던지며 토론의 분위기를 시원하게 해주던 아이들이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곤 한답니다. 님의 말씀 들으니 다시 한번 그 때가 그리워지네요.
단지 우리는 지금 그의 역사철학 18개의 테제들 중 겨우 두 번째에 머물러 있으니 한꺼번에 모다 말해버리면 분명 밑지는 장사겠지요. 이런 장사는 죽었다 깨나도 하지 마라는 가르침을 받은 터이라 좀 그러네요. 제가 윗 글 마지막 부분에 던진 질문의 답 또한 늦어도 테제 IV에 나온다 볼 수 있고요.
허나 님이 이왕지사 말씀 던지셨으니 다음의 세 말씀으로의 보충을 허락해 주십시오:
하나, Benjamin은, 제가 보기에, 님이 말씀하시는 전통적 공산주의 역사관 뿐만 아니라 19세 독일 사학자 Ranke의 소위 역사주의 또한 꼬집는 듯 합니다. 랑케에 의하면 역사의 각 시대는 신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합니다. 다시 말해 역사적 과정에서 신이 강림해야 함은 어불성설이고, 오히려 신은 이미 내려와 있다는 주장이지요. 그러니 구제 운운이 끼어들 틈이 없는 역사관이죠. 아니 구제 뿐만 아니라 Hegel의 '완성' 또한 필요없게 됩니다.
둘, 또 한 가지 제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는 점은, 역사가 앞에 놓여 있는 이상에의 접근이라는 발전적 진행 과정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원초적 이상향으로부터의 점차적 소원의 과정이라 한다면 - Benjamin의 역사관이 이러했는지는 앞으로 님과의 토론을 통해 밝혀져야겠지요 -, 이는 동양의, 특히 조선 전통 仙家의 역사관과 일맥 상통하는 면이 분명 제 눈에 보입니다. 우리의 '부도지'를 읽어 보면 역사를 이러한 눈으로 보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거든요.
셋, 우리가 지금의 이 맥락에서 Benjamin을 이해하고자 할 때 잊어서는 되지 않을 중요한 점은 구원의 손길이 미래에 떨어지지 않고 바로 지금 여기의 우리 세대에 뻗친다는, 바로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어찌 보면 긴급 사안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만. 물론 이의 이론적 타당성 여부를 각자가 >>스/스/로<< 면밀 검토해 본 후에야 결정할 일이겠지요.
하여튼 님과 앞으로 이 분야에 있어서도 조금은 시원한, 많이 신나는 말나눔을 만끽하고 싶네요.
건강하시고.
안녕하시죠?
제가 아주 아주 오래 전에 공부 열씸히 할 적에, 노곤한 한여름 오후 세미나 시간에 문득 날카로운 말을 던지며 토론의 분위기를 시원하게 해주던 아이들이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곤 한답니다. 님의 말씀 들으니 다시 한번 그 때가 그리워지네요.
단지 우리는 지금 그의 역사철학 18개의 테제들 중 겨우 두 번째에 머물러 있으니 한꺼번에 모다 말해버리면 분명 밑지는 장사겠지요. 이런 장사는 죽었다 깨나도 하지 마라는 가르침을 받은 터이라 좀 그러네요. 제가 윗 글 마지막 부분에 던진 질문의 답 또한 늦어도 테제 IV에 나온다 볼 수 있고요.
허나 님이 이왕지사 말씀 던지셨으니 다음의 세 말씀으로의 보충을 허락해 주십시오:
하나, Benjamin은, 제가 보기에, 님이 말씀하시는 전통적 공산주의 역사관 뿐만 아니라 19세 독일 사학자 Ranke의 소위 역사주의 또한 꼬집는 듯 합니다. 랑케에 의하면 역사의 각 시대는 신에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합니다. 다시 말해 역사적 과정에서 신이 강림해야 함은 어불성설이고, 오히려 신은 이미 내려와 있다는 주장이지요. 그러니 구제 운운이 끼어들 틈이 없는 역사관이죠. 아니 구제 뿐만 아니라 Hegel의 '완성' 또한 필요없게 됩니다.
둘, 또 한 가지 제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는 점은, 역사가 앞에 놓여 있는 이상에의 접근이라는 발전적 진행 과정이 아니라 이미 있었던 원초적 이상향으로부터의 점차적 소원의 과정이라 한다면 - Benjamin의 역사관이 이러했는지는 앞으로 님과의 토론을 통해 밝혀져야겠지요 -, 이는 동양의, 특히 조선 전통 仙家의 역사관과 일맥 상통하는 면이 분명 제 눈에 보입니다. 우리의 '부도지'를 읽어 보면 역사를 이러한 눈으로 보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거든요.
셋, 우리가 지금의 이 맥락에서 Benjamin을 이해하고자 할 때 잊어서는 되지 않을 중요한 점은 구원의 손길이 미래에 떨어지지 않고 바로 지금 여기의 우리 세대에 뻗친다는, 바로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일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 어찌 보면 긴급 사안이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만. 물론 이의 이론적 타당성 여부를 각자가 >>스/스/로<< 면밀 검토해 본 후에야 결정할 일이겠지요.
하여튼 님과 앞으로 이 분야에 있어서도 조금은 시원한, 많이 신나는 말나눔을 만끽하고 싶네요.
건강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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