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99/03/13 조회수 : 130

■ 독일영화 수출 부진의 원인 (SZ 98.8.28)

- 미국 영화를 대거 수입, 영화 무역역조 현상이 심각한 독일에서는 최근 독일 영화의 헐리우드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형편임. 그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이 독일 영화를 비롯, 영어권 이외의 외국영화 수입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보임. 미국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완성된 영화가 아니라 재능있는 영화인들만을 외국에서 수입해 왔음. 즉 헐리우드의 역사는 유럽 출신 시나리오 작가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님.

- 한편 독일 영화의 수출 부진은 독일 영화가 국내에서도 인기가 없기 때문이기도 함. 유럽 어느나라에 가든 유럽인들은 자국 영화를 헐리우드 영화보다 더 낯설어하고 있는 형편이며 유럽인들의 이웃나라 영화에 대한 관심도 점점 줄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음. 미국이 유럽 영화에 대해 무관심하고 폐쇄적인 것은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지만, 유럽인 스스로 서로에 대한 관심을 감소시키고 있는 현상은 새롭고도 당혹스러운 일임.

- 유럽이 경제적으로 통합할수록 문화적 장벽은 더 높아지는 듯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유럽 큰 나라들의 경우를 보면 대체로 헐리우드 영화가 선두를 달리고 그뒤를 자국 영화가 쫓고 있으며 이외의 국가 제작 영화는 전적으로 무시되고 있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음. 현재 유럽 각국이 공동제작하는 영화는 거의 사라져가고 있기도 함.

- 그러나 현재 독일 TV 시장에서만은 독일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를 크게 앞지르면서 선전하고 있음. 미국 영화산업은 TV 등장 이후 TV의 그늘에서 생존하기 위해 연간 20여편에 불과한 대작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임. 이러한 대작들은 대스타들의 대거 동원, 특수효과 활용 등을 통해 수많은 영화팬들을 영화관으로 유인하고 있는 것임. 또한 미국 영화산업은 초기부터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이제는 헐리우드가 '전세계 유일의 영화제작소'라는 왜곡된 이미지까지 생기게 될 정도임. 대부분의 영화팬과 비평가들은 헐리우드만 바라보고 있어 매년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많은 탁월한 영화작품들이 제작되고 있는 것이 무시되고 있음.

- 현재 미국 영화의 독일 영화시장 점유율은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음. 헐리우드를 자주 방문하는 독일 영화 관계자들은 앞으로 미국 영화의 힘에 주눅들기보다는 헐리우드 영화의 성공 비결부터 배우도록 노력해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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